방송사 코로나19에 옴짝달싹…보도국도 '초긴장'

방역 최우선 두고 동선 최소화…비대면 제작방식 실험도
방송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드라마와 예능 촬영이 '올스톱' 된 가운데 방송사 최후의 보루인 보도국들은 동선을 최소화한 채 뉴스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CBS가 확진자 발생으로 '셧다운' 하고, SBS도 일시 폐쇄가 이뤄진 계기로 방송사들은 각자 현장에서의 강화된 방역 지침을 마련해 적용하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KBS는 방역과 더불어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해 눈길을 끈다.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은 지난 19일부터 출연 의원들의 스튜디오 출연을 취소하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대담을 내보내 주목받는다. 2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토론회를 생방송 화상 생중계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KBS는 기존에는 화상 연결을 긴급 재난방송 등에만 사용했지만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하면서 정규 방송에서도 실험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KBS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예방적 역할을 위해 이런 비대면 제작 방식을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100분 토론' 역시 27일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했다.
이외 방송사들도 사옥 내 모든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모든 회의 비대면으로 전환, 외부 방문객과의 미팅은 특정 장소에서만 시행, 5인 이상 모임 참석 금지, 코로나19 관련 상황 발생 시 즉각 신고 등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또 가을 전후 연이은 태풍과 수해에 현장성을 포기할 수 없는 방송사이지만 업무 성격에 부합하는 부서들은 재택근무를 최대한 시행하고, 현장 근무 후 퇴근과 자율 출퇴근제 등을 병행하고 있다. '가동'을 중단하기 어려운 일선에서는 기자들이 취재 동선을 일지에 모두 기록하고, 마이크에는 위생 커버를 씌우고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등 조치를 한다.

취재 시에도 가능한 한 전화나 전자우편을 활용하고, 라디오 방송의 경우에도 실내 공간 방역을 엄격히 하고 있다.

한 방송사 라디오 PD는 30일 "출연자들 사이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 아크릴판을 놓고, 생방송 스튜디오를 같이 쓰게 되는 경우 광고 시간마다 소독한다"고 말했다.

CBS 표준FM(98.1㎒) '김현정의 뉴스쇼'와 KBS1라디오(97.3㎒) '김경래의 최강시사' 등 패널 초대가 많은 시사 프로그램들은 진행자와 출연진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방송에 참여하기도 한다.

방송사들은 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미리 취합하며 대응하고 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촬영을 최소화하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시도해봄 직하다.

새로운 방식의 제작 아이디어와 제작 시점 변화, 과거 아카이브와 자료 활용 등으로 제작 방식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와 예능의 경우 촬영이 지연되면 제작비가 폭증할 수 있다. 제작 인력들도 타격이 클 것"이라며 "가뜩이나 시청자들이 방송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장기화하면 시청자 이탈이 더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