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도 끊겼다…벼랑끝 영세 외식업계 "이러다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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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5단계 방역조치 첫날…"월매출 2천만원씩 줄어 미칠 지경" "코로나19가 빨리 지나가야지, 정말 이러다 죽겠어요.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점주는 30일 능숙한 솜씨로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만들어 주면서 이같이 말했다.
2천 가구 대단지 아파트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이곳은 이날부터 '2.5 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내점 고객은 받을 수 없게 돼 텅 빈 모습이었다.
혹시라도 손님이 앉지 못하도록 매장 내 의자와 테이블은 벽 쪽으로 멀찍이 치워 놓았다. 때마침 노(老)신사 하나가 매장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오늘은 매장 내에서 드실 수 없다"는 점원의 말에 손님은 이내 발길을 돌려 나갔다.
이곳 점주는 "저분은 매일 우리 가게를 찾아와 '녹차 라테'를 시켜주는 단골손님"이라며 "아무리 배달시키면 된다고 해도 요즘 배달원이 너무 귀해져 최소 1시간은 걸린다.
한여름에 1시간 지나 다 녹은 음료를 누가 다시 찾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내려지자 영세 외식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인근에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는 점원이 때마침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 금지' 안내문을 붙이고 있었다.
베이커리 점주는 "우리는 '빵집'으로 등록이 돼 있어서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셔도 된다"면서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안에서 먹을 수 없어 영향을 조금이나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24시간 중식당은 그렇지 않아도 이달 1일부터 코로나19를 우려해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했다.
이곳 직원은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낮 배달 주문이 많아져 매출이 더 줄지는 않았다"면서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주요 커피전문점 본사들도 이날부터 손길이 바빠졌다.
정부 지침에 따라 손님 응대 방식이 바뀜에 따라 매장 구조를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아예 매장 내 고객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QR코드 점검 등을 하는 안내(컨시어지) 직원을 두기로 했다.
또 점심시간 등 혼잡시간대에 긴 줄이 생길 것을 대비해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를 한쪽으로 치웠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층 이상으로 된 매장은 1층만 열고 2∼3층은 닫았다"며 "고객이 줄을 설 때도 일정 간격을 유지하도록 바닥에 1∼2m 간격으로 테이프로 표시를 해 놓았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업계는 통상 포장 매출을 40∼50%, 매장 내 취식 매출을 50∼60%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매출의 절반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포장(테이크아웃)이 보편화된 음료 메뉴 외에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책임지는 케이크·샐러드 등 푸드 메뉴는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헬스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헬스장은 이번 조치로 다음 달 6일까지 휴관한다는 사실을 회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공지했다.
헬스장 측은 "8일 동안 휴관할 수밖에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모두 힘을 합해 이른 시일 내 회복해 정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휴업 기간 만큼 회원 등록 기간을 자동으로 연장해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에서 19년째 헬스장을 운영하는 한 관장은 "올해 2월부터 월매출이 작년 대비 2천만원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성수기인 7∼8월에는 신규 고객이 거의 없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운영 중단까지 하게 돼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지인도 전날 나와 전화를 하다 울먹이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희망을 잃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야 한다는 생각에 정부 지침을 잘 따르고 있지만, 속마음은 미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점주는 30일 능숙한 솜씨로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만들어 주면서 이같이 말했다.
2천 가구 대단지 아파트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이곳은 이날부터 '2.5 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내점 고객은 받을 수 없게 돼 텅 빈 모습이었다.
혹시라도 손님이 앉지 못하도록 매장 내 의자와 테이블은 벽 쪽으로 멀찍이 치워 놓았다. 때마침 노(老)신사 하나가 매장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오늘은 매장 내에서 드실 수 없다"는 점원의 말에 손님은 이내 발길을 돌려 나갔다.
이곳 점주는 "저분은 매일 우리 가게를 찾아와 '녹차 라테'를 시켜주는 단골손님"이라며 "아무리 배달시키면 된다고 해도 요즘 배달원이 너무 귀해져 최소 1시간은 걸린다.
한여름에 1시간 지나 다 녹은 음료를 누가 다시 찾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내려지자 영세 외식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인근에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는 점원이 때마침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 금지' 안내문을 붙이고 있었다.
베이커리 점주는 "우리는 '빵집'으로 등록이 돼 있어서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셔도 된다"면서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안에서 먹을 수 없어 영향을 조금이나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24시간 중식당은 그렇지 않아도 이달 1일부터 코로나19를 우려해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했다.
이곳 직원은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낮 배달 주문이 많아져 매출이 더 줄지는 않았다"면서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주요 커피전문점 본사들도 이날부터 손길이 바빠졌다.
정부 지침에 따라 손님 응대 방식이 바뀜에 따라 매장 구조를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아예 매장 내 고객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QR코드 점검 등을 하는 안내(컨시어지) 직원을 두기로 했다.
또 점심시간 등 혼잡시간대에 긴 줄이 생길 것을 대비해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를 한쪽으로 치웠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층 이상으로 된 매장은 1층만 열고 2∼3층은 닫았다"며 "고객이 줄을 설 때도 일정 간격을 유지하도록 바닥에 1∼2m 간격으로 테이프로 표시를 해 놓았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업계는 통상 포장 매출을 40∼50%, 매장 내 취식 매출을 50∼60%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매출의 절반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포장(테이크아웃)이 보편화된 음료 메뉴 외에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책임지는 케이크·샐러드 등 푸드 메뉴는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헬스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헬스장은 이번 조치로 다음 달 6일까지 휴관한다는 사실을 회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공지했다.
헬스장 측은 "8일 동안 휴관할 수밖에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모두 힘을 합해 이른 시일 내 회복해 정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휴업 기간 만큼 회원 등록 기간을 자동으로 연장해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에서 19년째 헬스장을 운영하는 한 관장은 "올해 2월부터 월매출이 작년 대비 2천만원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성수기인 7∼8월에는 신규 고객이 거의 없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운영 중단까지 하게 돼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지인도 전날 나와 전화를 하다 울먹이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희망을 잃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야 한다는 생각에 정부 지침을 잘 따르고 있지만, 속마음은 미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