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내연녀 집 드나든 30대男…법원 "주거침입 아냐"
입력
수정
공동거주자 승낙으로 출입 '주거침입 무죄'간통을 목적으로 유부녀인 내연녀 집에 드나들었더라도 '주거침입'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항소2부(김관부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 씨(37)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유부녀인 B 씨와 내연관계였던 A 씨는 지난해 7~8월 3차례에 걸쳐 B 씨의 남편이 없는 틈을 타 B 씨 집을 방문했다.
검사는 A 씨가 B 씨 남편의 주거 평온을 해쳤다고 보고 주거침입죄를 적용해 A 씨를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하지만 A 씨는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상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A 씨의 주거침입 혐의 자체를 무죄로 판단했다.
피고인이 B 씨와 남편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주거에 간통을 목적으로 3차례 들어간 사실은 인정되지만 B 씨가 문을 열어주고 피고인을 들어오도록 한 사실 또한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공동거주자 중 한명의 승낙을 받고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를 침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원심 판결에는 주거침입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할 수 있을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부재중인 다른 공동주거권자의 추정적 의사 유무가 사실상의 주거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주거침입죄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