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열풍의 주인공 홈디포

김지욱의 세계 주식 여행 (4)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건자재는 시멘트일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목재의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들어서 현지에서 목재 가격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작년보다 무려 104% 급등했다고 한다.

목재 생산업체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급감을 예상해서 생산을 줄인 부분이 가격에 미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상승 요인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에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집 개조와 인테리어를 위한 목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국내도 마찬가지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가구 수요가 증가했다. 한샘, 리바트 등 완제품 업체가 수혜를 봤는데 미국은 좀 다르다. 가구업체보다는 직접 만들고 고치는 문화 때문이다. ‘DIY(Do It Yourself)’ 관련 자재 및 공구를 판매하는 홈디포가 코로나19 확산에도 26%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 업체 못지않게 성장했다.

홈디포는 미국 최대의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도구 판매업체다. 다우존스에 편입돼 있는데 그동안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2019년까지 매출 성장은 연간 5~10% 정도로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배당률도 2.63%이며 이익에 대한 배당 성향은 56%를 유지할 정도로 주주 친화적이었다. 이런 수준의 배당을 주면서도 코로나19 특수로 성장률은 평균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했다. 배당주면서 보기 드물게 이제는 성장주이기도 한 것이다.

시장은 이런 점을 놓칠 리가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폭락할 때 139달러까지 떨어졌던 주식은 286달러까지 올랐다. 상승률은 100%가 넘는다. FANG 주식의 대표주자 넷플릭스의 69% 상승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7월 미국 신규주택 판매율은 작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하고 전월 대비로도 13.9%나 늘었다고 한다. 홈디포의 앞날이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보다 더욱 밝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