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주택' 걱정 일산두산위브…규제후 오히려 신고가 속출

전용 59㎡ 4.5억에 거래
94㎡도 4억에서 6.5억으로
"회사 보유 매물 빠르게 감소"
올해 초 전세가격이 매매값보다 높은 ‘깡통주택’이 나올 것으로 우려됐던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사진)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터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 있는 이 단지는 올초 가격 급락으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연장 불가를 통보하면서 논란이 됐던 주상복합이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59㎡는 지난 25일 4억56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이 주택형은 올 5월까지만 해도 3억원대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후 약 3개월 동안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매 호가는 최고 5억원까지 뛰었다. 이 아파트 전용 94㎡는 최근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실거래가가 4억원대였다.

2700여 가구에 달하는 이 아파트는 2013년 준공됐지만 당시 주택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초기 계약 가구 가운데 실제 입주자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시행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시공사인 두산건설은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은행들이 이 아파트의 공시지가 하락을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연장을 거부하거나 차액 상환을 요구했다. 이후 급매물이 쏟아져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하지만 불과 몇 달 새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양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이 종전에 비해 낮게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시장에서는 고양시도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매수세가 오히려 더 강하게 붙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고양시는 6·17 대책이 발표된 이후 지난주(24일 기준)까지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이 3.0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1.36%)과 수도권(1.41%)의 누적 상승률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수년째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던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대형 평형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146㎡, 171㎡ 회사 보유분은 현재 최초 분양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올 6월을 기점으로 회사 보유분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