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하나님 심판"이라던 교회서…한달 뒤 '무더기 확진'
입력
수정
"코로나는 동성애자, 사이비‧이단에서 창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인천 한 교회의 목사가 한 달 전 예배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하나님이 심판한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QR코드 이용하면 중국으로 정보 넘어가"
방역방해 논란도 불가피
31일 인천 서구 한 교회 홈페이지에는 이 교회 A 목사가 지난달 29일 설교한 '[수요철야 예배] 예수님의 얼굴,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A 목사는 당일 예배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동성애자를 건드려서 나오고 사이비·이단 이런 데서 나왔다"며 "수많은 사람이 죽어서 안타깝지만 하나님이 심판한 것이고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QR코드를 이용하면 중국으로 모든 정보가 넘어간다고 한다"면서 "앞으로 백신을 개발하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유전자를 조작해 정신과 육체까지 조종할 수 있게 된다. 결국은 인간을 통제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해당 교회에서는 이달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인천 지역에서만 신도와 이들의 가족 등 모두 38명이 감염됐다. 확진자 중에는 A 목사도 포함돼 있다.방역 당국이 해당 교회 관련 지표환자(집단감염과 관련한 첫 환자)로 보는 B(71·인천 539번)씨는 이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며 20일에는 해당 교회 신도(43·인천 572번)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회는 이달 16일 1, 2차로 나눠 대면 예배를 했으며 19일 수요 예배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는 이달 23일 주일 예배는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이후 모든 예배를 중단했다.해당 교회 측은 A 목사의 설교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으로 많은 혼란이 오더라도 중심을 잡고 기도하자는 취지의 말씀"이라며 "특정 부분만 보기보다는 당일 50분간의 전체적인 설교 취지를 봐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