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쏠림에…리츠 상장 줄줄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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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된 리츠 주가 약세로하반기로 예정됐던 리츠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주된 이유는 흥행 부진 우려다. 지난해 리츠가 큰 인기를 끌며 50 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성장주에 관심이 쏠리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이미 상장된 리츠의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은 올라갔다.
디앤디플랫폼 등 내년으로 미뤄
물류센터·주유소 등 편입 다양화
배당수익률도 높아져 투자 매력↑
리츠 상장 일정 줄줄이 연기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올 하반기로 예정됐던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리츠는 일본 가나가와현의 아마존 물류센터와 서울 문래동의 사무용 빌딩 및 상업시설을 자산으로 편입한다.당초 아마존 물류센터는 디앤디플랫폼 리츠의 편입 자산 목록에 없었다. 최근 반등장에서 리츠의 인기가 떨어지자 흥행 부진을 우려해 추가 편입을 결정했다. 물류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가치가 올라간 대표적 자산이다. 아마존 물류센터 추가 편입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아예 상장을 미룬 것이다.
다른 리츠도 비슷한 이유로 상장이 연기되고 있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는 10월에서 12월로 상장을 미뤘는데 내년으로 추가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 리츠는 국내 최초의 물류센터 리츠로 주목받았다. 서울 호텔과 인천 상업시설에 투자하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9월에서 10월 이후로 상장을 연기했고, 프랑스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이달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한 뒤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장기 배당투자 유인은 높아져
리츠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는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등 성장주를 선호하면서 이미 상장된 리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 상장한 리츠 4개(이지스밸류·이지스레지던스·미래에셋맵스·제이알글로벌리츠)는 최근 종가가 공모가보다 최대 10%가량 낮다. 지난해까지 상장한 리츠 7개는 코스피지수 저점(3월 19일)부터 최근까지 최대 18.59%(에이리츠) 오르는 데 그쳐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9.58%)에 한참 못 미쳤다. NH프라임리츠는 11.16% 떨어졌다.주가 하락으로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더 높아졌다. 이리츠코크렙은 지난해(배당기준일) 주당 350원을 배당했다. 최근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6.70%다. 에이리츠(6.51%) 모두투어리츠(6.13%) 신한알파리츠(4.19%) 케이탑리츠(3.31%) 등도 배당수익률이 올랐다.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롯데리츠는 배당금 합계가 최근 주가의 5.06%다.최근까지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상업용 또는 사무용 시설을 편입했다. 이런 리츠는 코로나19 사태 후 배당금이 작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시달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리츠도 상장된다. 31일 상장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전국 300여 개 주유소를 담았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비대면 시대에 수요가 높아진 물류센터를 편입할 예정이다. 비상장 공모 종목인 케이비안성로지스틱스리츠도 물류센터가 자산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