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염원(念願) 92-7 - 류경채(1920~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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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류경채(1920~1995)는 자신의 심상을 통해 자연을 바라봤던 작가다. 서구적 모더니즘과 한국적인 전통을 독특하게 융합, 승화시켜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꿈꿨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그는 전주사범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0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다.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폐림지 근방’으로 대통령상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1950년대까지 서정적 리얼리즘을 추구했으나 1960년부터 추상으로 전환했다.그의 작업은 비구상(1960년대), 순수추상(1970년대), 색면분할(1980년대) 등을 거쳐 1990년대 이후 기하학적 추상으로 향했다. 타계하기 직전까지 그렸던 ‘염원’ 시리즈는 감각적인 세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선과 면에 의한 최소한의 조형 요소로 절대 추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캔버스 중앙의 여백은 자연과 우주를 드러낸 것으로, 서정적 추상미술의 완성으로 평가된다. 연작의 하나인 1992년작 ‘염원(念願) 92-7’은 케이옥션이 오는 8일까지 여는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에 추정가 1500만~3500만원에 나와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