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L 시장 3위 솔루엠…매출 1조 찍고 IoT로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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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의 비결대형마트에 가면 제품의 가격을 포함해 각종 정보를 전자종이나 액정표시장치에 보여주는 전자가격표시기(ESL)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판매자가 제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빠르게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약 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전자장비업체 솔루엠은 ESL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세계 3위로 올라섰다.
5년전 삼성전기에서 분사
설계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토털 솔루션 제공
'3년내 세계 1위'가 목표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솔루엠이 ESL 시장 세계 3위로 뛰어오른 비결은 설계부터 제조, 소프트웨어 제공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다. 31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솔루엠 본사에서 만난 전성호 대표(사진)는 “ESL 업체 가운데 하드웨어와 칩 설계를 비롯해 제조까지 전 공정을 직접 맡아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일괄 제공하는 회사는 솔루엠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선점하며 성장
솔루엠은 전 세계 ESL 시장에선 3위지만 미국에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여 년 전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ESL은 2년여 전 미국으로도 확산됐다. 종이 등으로 가격 정보를 표시하는 시스템에선 가격 변화가 잦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어간다. 이를 ESL로 바꾸면서 편리함을 느낀 미국 유통업체들이 빠르게 ESL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전 대표는 “ESL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물류업체의 창고를 비롯해 의류업체, 안경업체 등이 ESL을 도입하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3년 안에 시장이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일본, 동남아시아 등 새롭게 열리는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며 “3년 내 ESL 세계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새로운 먹거리는 IoT”
솔루엠은 2015년 7월 창업 후 5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제품개발, 품질관리, 마케팅, 영업 등을 거쳐 부사장까지 승진한 전 대표는 삼성전기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삼성전기의 사업 조정 과정에서 전력공급장치 부문을 분사하는 결정을 내렸다. 전 대표가 분사된 회사를 이끌겠다고 자원했다.창업 당시에는 전력공급장치 중심이었지만 전 대표는 2016년 ESL 개발에 나섰다. TV에 들어가는 영상보드, 전력공급장치, 튜너 등 3개 부품을 하나로 합친 ‘3인 1보드’도 개발했다. 2016년 53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9136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적자였던 영업손익은 지난해 51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전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솔루엠은 최근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