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욱 플레이팅 대표 "찾아가는 구내식당으로 기업 입맛 사로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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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로 사업전환 1년 만에스타트업 대표에게 직원들의 식사는 늘 고민거리다.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구내식당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외부 식당에서 먹도록 하면 점심시간이 길어지고 식비도 많이 든다.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때우기도 한다.
매출 500% 가까이 성장
플레이팅의 ‘찾아가는 구내식당’ 서비스를 쓰면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다. 장경욱 플레이팅 대표(사진)는 “고급 음식을 사무실로 배달하고 수거까지 하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기업 대표가 점심시간까지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플레이팅은 고급 식사를 표방한다. 유명 레스토랑 출신 전문 조리사 등을 고용해 직접 음식을 만든다. 장 대표는 “잘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좋은 개발자를 데려오는 데 사활을 거는 것처럼 수준 높은 조리사를 고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팅은 영양 성분 등을 감안해 식단을 정교하게 짜서 서비스한다. 조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플레이팅은 토스, 크래프톤 등 20여 곳의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소규모 스타트업도 플레이팅을 찾고 있다. 장 대표는 “플레이팅은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고정비 없이 양질의 음식을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 출신이다. 미국에서 화면잠금 앱 개발사 로켓(Locket)을 창업한 뒤 매각했다. 개발자가 모여 강도 높은 업무를 하는 실리콘밸리에선 건강한 음식을 배달해주는 사업이 일찌감치 흥했다. 간편하지만 건강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한국에서도 커질 것으로 보고 2015년 플레이팅을 창업해 음식사업에 뛰어들었다.첫 사업모델은 고급 음식을 개인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였다. 성장은 빨랐지만 수익성을 높이기가 어려웠다. 장 대표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구독형 사업을 하면 더 효율적으로 물류를 관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2018년 사업모델을 바꾼 뒤 1년 만에 매출이 500% 가까이 뛰는 등 급성장했다.
장 대표는 개발자 출신답게 IT를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잔반을 분석해 고객들이 어느 음식을 많이 남겼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