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표트르 차이코프스키 '우울한 세레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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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세레나데’(1875)는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10분가량의 소품이다. 3년 후 작곡된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좋아한다면 이 곡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 2악장의 멜랑콜릭한 분위기를 예고한 곡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멜랑콜리의 가장 큰 원인이 ‘사랑의 상실’에 있다고 하면서도 근본적으로 무의식 속에 억압된 ‘이유 없는 슬픔’으로 봤다. 그런 분위기에 잘 부합하는 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인류와 내 자식의 미래가 암울해 보여서,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해서 울고 싶은 경우까지 우울의 방향과 심도는 다양할 것이고 그중에는 극한 상황에 처한 분도 있을 것이다. 그저 심심해서 답답한 것은 우울증이 아니다. 나보다 심각한 우울함에 빠져버린 주변에 대한 측은지심이 필요한 때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