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간다는 日 종합상사, 워런 버핏이 산 이유[오춘호의 글로벌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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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벅셔헤서웨이 회장이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가 충격을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퇴하면서 동요했던 일본 증시는 버핏의 투자소식에 더욱 놀랐다. 버핏은 최근 미국 항공주를 전량 매각했고 은행주에도 도전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버핏이 이런 와중에 '일본주식회사의 글로벌 투자 담당'인 종합상사에 투자한 건 논랄만한 일이자 새로운 시도다. 일본 언론에선 '투자회사가 투자회사를 샀다'라는 소리도 들린다. 버핏은 왜 일본 종합상사 주식에 투자했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 시장의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더구나 최근 미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계속 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원자재가격은 금리가 낮고 인플레 상황에서 더욱 오르는 건 물론이다. 바로 이 부분을 버핏이 주목했다는 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이클 매켄지 FT 컬럼니스트는 "버핏이 이런 금융시장 변동과 원자재 가격의 상호 관계를 주목하면서 원자재 사업에 강한 일본 무역 상사를 쳐다봤다"고 설명한다. 벅셔 해서웨이는 이미 세계 최대의 금광산을 보유한 배릭골드 지분을 지난달 인수할만큼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이와관련 니케이산업신문은 "버핏은 이미 다비타헬스케어 주식을 매입하는 등 의료 헬스케어에 폭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미쓰이물산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의료 복지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협력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벅셔 헤서웨이가 가진 금융이나 에너지 금속가공 업체 등과도 제휴할 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ohchoon@hankyung.com
◇자원개발에 강한 종합상사 주목
이번에 버핏이 지분을 5% 이상 사들인 종합상사들은 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마루베니등 모두 5개 상사다. 이들은 모두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일본의 전통 기업으로 일본의 수출을 책임져왔다. 이들은 2000년 이후 전세계 천연자원 개발에 주력했다.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물산은 2011년 이후 칠레 구리광산 개발과 호주 액화천연가스(LNG)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했고 스미토모 상사도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광산에서 니켈 생산 등 원자재와 희토자원에 주력했다. 마루베니 역시 칠레 센티넬라에서 구리를 캐내고 있으며 이토추상사는 호주 마운트 뉴먼에서 철광석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이들 모두 미국과 러시아에서 LNG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 종합상사들이 2000년대들어 자원개발로 고수익을 창출했지만 2016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수익창출 품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LNG도 전력수요의 급감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원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했던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 물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쓰비시 상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67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245억엔이 줄어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호주석탄사업과 LNG사업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도 투자요인
최근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이들 기업에 반가운 소식이긴 하다. 산업용 금속지수는 3월 최저점보다 30% 이상 상승했고 16개월만에 최고 기록을 유지했다. 철광석만 하더라도 5개월전에 비해 22%나 올랐다. LNG 가격 또한 6월말에 1MMBtu(천연가스 용량 단위·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1.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8월말 현재 2.63달러까지 급등했다.중국 시장의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더구나 최근 미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계속 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원자재가격은 금리가 낮고 인플레 상황에서 더욱 오르는 건 물론이다. 바로 이 부분을 버핏이 주목했다는 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이클 매켄지 FT 컬럼니스트는 "버핏이 이런 금융시장 변동과 원자재 가격의 상호 관계를 주목하면서 원자재 사업에 강한 일본 무역 상사를 쳐다봤다"고 설명한다. 벅셔 해서웨이는 이미 세계 최대의 금광산을 보유한 배릭골드 지분을 지난달 인수할만큼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 합작 투자도 기대
물론 다른 견해도 있다. 버핏은 인수한 날 밝힌 성명에서 "(이번 인수로)향후 상호 이익을 가져올 수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에서 합작회사를 만들어 파트너십 확대를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버핏도 투자회사고 일본 종합상사도 투자회사다. 버핏은 투자회사를 이용해 자원사업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이와관련 니케이산업신문은 "버핏은 이미 다비타헬스케어 주식을 매입하는 등 의료 헬스케어에 폭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미쓰이물산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의료 복지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협력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벅셔 헤서웨이가 가진 금융이나 에너지 금속가공 업체 등과도 제휴할 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미국내에선 버핏 비판도 잇따라
하지만 미국 내에선 버핏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다. 미국 증시에선 버핏이 미 항공회사 주식을 팔고 일본 기업에 조력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버핏이 생각하는 일본 종합상사는 너무 낡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워낙에 가격 변동성이 심해 불안정한 수입을 갖고 있는 원자재에 영향을 받기 쉽다. 따라서 수익도 일정치 않다. 하지만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이 일본 상사에 손을 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워런 버핏의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된다.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