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오늘 공모주 청약…"멀티플레이어로 성장세 기대"

오늘부터 공모주 청약 진행…경쟁률 새 신화 쓸까
개발·배급·마케팅 전부 아울러
자체 개발력 확장은 '숙제'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됐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도 대박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매력으로 개발·배급(퍼블리싱)·마케팅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자체 개발력을 확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오늘부터 이틀간 청약…1주라도 더 받으려면?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말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국내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 경쟁률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이루다가 3039.5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인 1600만주의 20%인 320만주다. 일반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률은 50%다. 청약을 할 때 원하는 금액의 절반을 미리 증거금으로 입금해야 주식을 배정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 수준의 경쟁률(323.02대 1)을 기록한다고 했을 때, 증거금 1억원으로 약 8300주(주당 2만4000원)의 주식을 청약한 개인 투자자는 대략 25주의 주식을 배정 받는다.

증권사별로도 청약 결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 및 인수회사별로 배정된 주식 물량과 청약 경쟁률이 달라서다. 카카오게임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76만주와 128만주가 배정됐고, 인수회사인 KB증권에 16만주가 배정됐다.

배정 물량이 많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청약을 신청하는 게 유리해보이나 경쟁률 측면에서는 KB증권이 유리할 수도 있다. SK바이오팜 공모 당시 청약 배정 물량이 제일 적었던 SK증권이 254.47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체 못하는 게 뭐야?…글로벌 '팔방미인' 게임사 등장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장점은 검증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45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카카오 게임하기'의 월 이용자 수는 950만명, '카카오게임즈 플러스 친구'는 1300만명 이상이다.

누적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개별 게임에 맞는 사용자를 선택해 광고할 수 있고,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홍보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기반의 마케팅을 고도화해 사용자들을 게임에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 아키에이지, 검은사막 등 PC게임과 달빛조각사, 프렌즈레이싱 등 모바일게임을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 성공시키면서 배급사(퍼블리셔)로서의 능력도 갖췄다. 해외에서 잘 만들어진 게임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한 경험도 있다. 패스오브액자일(PC), 프린세스커넥트(모바일), 음양사(모바일)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지적재산권(IP)을 통해 다양한 캐주얼게임을 제작하기도 했다. 프렌즈팝콘, 프렌즈레이싱, 프렌즈타운, 놀러와마이홈 등이 그 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퍼블리싱, 마케팅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며 "향후 다수의 신작 출시로 성공하면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발 측면에서는 자체 개발력을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개발 비중이 낮다는 점은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의 할인 요인"이라고 짚었다.증권가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를 3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3만2000원, KTB투자증권은 2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