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과의 경제 협력 강화'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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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반도체 헬스케어 에너지 등 전방위 협력"미국이 대만과 새로운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의 중국'을 내건 중국의 압박에 맞서는 대만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압박에 맞서는 대만 지원"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에도 변화 시사
중국은 "내정 간섭 말라" 반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담당 차관보는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씽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개최한 온라인 좌담회에 출연해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압박에 대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스틸웰 차관보는 "반도체와 헬스케어, 에너지 등 경제 전 부문에서 대만과의 협력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 온 입장에 '상당한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미국이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2년 대만을 위해 수립한 '6개 보장'을 공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개 보장은 1982년 미국과 중국이 발표한 '8·17 공동성명' 직전 대만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정책이다. 8·17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중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했다.
6개 보장에는 '미국은 타이완에 대한 무기 수출에 있어 중국과 사전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 '미국은 타이완의 주권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다'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런 보장을 만들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공개'로 설정해 왔다. 각국과의 관계에서 '정치적 모호성'을 활용한 것이다.이런 6개 보장을 공개로 바꾸는 것은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다 분명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대만에 '하나의 중국', '일국 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미국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했다. 1979년 단교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다. 또 28일에는 인도태평양 지역 첫 F-16 전투기 정비센터가 대만에서 문을 열었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대만과 함께 설립했다.대만은 또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와 30개월 이상 소고기의 수입을 허가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는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전제 조건으로 대만에 요구해 온 사안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지원이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