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수십년 방치된 렘브란트 위작, 알고 보니 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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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까지 열리는 영국 옥스퍼드대 애슈몰린 박물관의 '초기 렘브란트' 전시회엔 '수염을 한 남자의 머리'라는 작품이 가장 눈길을 끌고 있다.이 작품은 수염을 한, 지치고 우울한 모습의 남성이 그려진 그림이다. 당초 이 작품은 1951년 애슈몰린 박물관에 넘어온 것으로, 렘브란트의 초기 그림으로 여겨졌다.
다만 1981년 렘브란트 작품에 관해 가장 정통한 '렘브란트 리서치 프로젝트'가 해당 작품을 위작으로 판명하면서 수십년간 박물관 지하창고에 방치돼 왔다.
그러나 이 작품은 2015년 애슈몰린 박물관의 북유럽 미술 담당 큐레이터로 합류한 안 판 캠프가 엽서 크기의 '수염을 한 남자의 머리'가 전형적인 렘브란트 작품의 특징을 갖고 있어 위작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다시 세상에 나왔다.판 캠프는 연륜 연대학자인 피터 클라인에게 분석을 의뢰했고, 클라인은 작품의 나무틀이 렘브란트의 '묶인 안드로메다'와 얀 리벤스의 '렘브란트 모친 초상화'와 같은 나무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렘브란트와 리벤스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네덜란드의 레이던에서 같이 작품활동을 했다. 두 작품은 모두 1630년 전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수염을 한 남자의 머리' 그림틀 역시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발트해 연안 지역의 오크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620∼1630년에 틀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판 캠프는 "모든 분석 결과 최소한 이 작품의 그림틀은 렘브란트의 작업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되는 일이다. 그림을 다시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