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름도 짜 먹는다…우울한 집콕→홈쿡 '승화'

[이슈+] '코로나 우울', 홈쿡으로 힐링

▽ 꼬신내 솔솔…가정용 채유기 판매 쑥
▽ 제빵기, 와플메이커 판매 급증
▽ 크로플 만들고 떡 볶음밥도 뚝딱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쳐.(왼쪽)아이디 bsungeun1202, beauty8282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코로나 우울(블루)'에 시달리는 집콕족들이 홈쿡족으로 변모하고 있다. 와플 같은 직접 빵 만들기를 넘어 기름을 집에서 짜내 먹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면역력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더 좋은 음식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서다. 2일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7월31일~8월30일) 채소 씨에서 기름을 짜내는 채유기(75%)나 늘었다.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식 조리에 쓰이는 기본 재료부터 직접 만들어 먹으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채유기는 천연 원재료를 저온으로 착유해 영양소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참기름 들기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참깨 들깨 뿐 아니라 아몬드 해바라기씨 호박씨 잣 흑임자 호두 땅콩 치아씨드 햄프씨드 브라질너트 등으로 다양한 식물성 오일을 만들 수 있다.
"저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기름은 거의 직접 집에서 채유해서 먹습니다. 방앗간에서 깨를 볶아 짜오는 기름이나 생협에서 사는 기름보다 고소함은 살짝 덜하지만 믿을 수 있는 재료로 직접 짜니 비할바가 아니거든요."
-아이디 후리지아***

간식을 만드는 기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빵기·제과기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2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와플 메이커의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61% 급증할만큼 높다.

와플메이커는 제 2의 에어프라이어라 불릴 정도로 활용도가 많아 꾸준히 인기가 많다. 와플 뿐 아니라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고 볶음밥, 파전을 데우거나 조리할 수 있어서다. 특히 SNS에서 핫한 크로플을 만들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인스타그램 #와플메이커 게시글 화면 캡쳐.(왼쪽부터)아이디 songs_kitchens/ welcome_seoho/ cat._.fe
크로플은 크로와상 반죽을 와플 모양으로 찍어내 만드는 디저트로, 달콤함과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함을 뜻하는 신조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세대를 불문하고 호응이 뜨겁다. 인스타그램에는 #크로플 관련 게시글만 11만7000개가 넘는다.
와플메이커 가격이 표기된 네이버 화면 캡쳐.
구매하기에 부담이 덜한 가격도 매력적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와플 메이커의 가격은 최저 2만원 안팎부터 형성돼 있고, 업소용(용도)이 아닌 이상 5~7만원대면 살 수 있다.

가성비가 좋다보니 맘카페에서도 와플메이커 구매를 고민하는 문의글과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뒤늦게 제일 저렴한 와플 메이커를 샀습니다. 냉동실서 화석되가는 약밥 흑임자설기에 만두 김말이와 같은 냉동식품, 감자채, 볶음밥, 크로플, 빠니니 등등 다 해먹습니다. 아이가 진짜 안먹는데 바삭한 식감 때문인지 좋아합니다. 만들기도 쉽고 설거지꺼리도 적고 불 앞에서 요리하지 않아도 되니 추천합니다." -아이디 야옹**
"냉동생지 핫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진짜 구매해서 냉동실에 쟁여두고 먹으니 쉽고 편한 간식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네요. 무엇보다 따끈따끈한 빵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크로플을 즐겨먹는 아이디 유나*.
또 온라인이나 마트에서 냉동 생지만 구매하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점도 와플메이커 인기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집에서 간편하게 따끈한 간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냉동 생지를 비롯한 냉동 베이커리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국내 냉동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2018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270억원으로 70%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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