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58조 뭉칫돈"…IPO 시장 새 역사된 카카오게임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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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1조원 이상 빨아들인 공모주 청약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기대주(株)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이 대박을 터트렸다.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을 받기 위해 몰린 금액만 이틀간 58조원에 달한다. 경쟁률도 1524대 1을 기록, 그야말로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최고 SK바이오팜, 두 배 이상으로 갈아치워
상장 이후 주가 추가 상승 전망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객장을 직접 찾았다. PC,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도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면서 시스템은 먹통이 됐다. 저마다 돈을 붓기 위해 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을 댄다는 뜻)을 동원했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상장 이후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급 기록 달성…SK바이오팜 저리가라
2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3곳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받기 위해 몰린 금액은 58조5543억원이다.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첫날부터 기록을 세웠던 카카오게임즈는 결국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모았다. 첫날 경쟁률과 증거금은 각각 427.45대 1, 16조4140억원이었다. 이틀을 48시간으로 봐도 1시간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카카오게임즈로 빨린 셈이다.카카게임즈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SK바이오팜의 기록도 갈아치웠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323.02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30조649억원이었다. 단순 수치상으로 경쟁률은 5배, 청약 증거금은 2배 가량 차이난다.
이 같은 흥행은 예견됐다. 지난달 말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으로 국내 IPO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인 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투자자들은 이번 카카오게임즈 공모주를 받기 위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는 등 자금을 '영끌'했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전해진다. 개인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의 공모주 흥행이라는 선례를 기억하고 이번 공모에 사활을 건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기대감에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사상 최초로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씨(30)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이 흥행하는 것을 보며 상당히 부러웠다"며 "카카오게임즈 때는 지난 번과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칼을 갈았다"고 했다.
코로나19에도 객장 찾은 고객들…MTS·HTS는 한때 마비
코로나19 사태도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를 잠재우기는 어려웠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객장을 찾았다.비대면에서는 더 치열했다. 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주관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잍트레이딩시스템(MTS)에 몰려들면서 관련 프로그램과 앱(응용 프로그램)은 한때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MTS는 오전 9시18분부터 약 30분 동안 접속이 지연됐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한 비대면 계좌 신규 개설 수요가 몰리면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서다. 현재는 정상화된 상태다. 전날에는 삼성증권의 HTS가 오전 9시부터 15분 정도 접속이 지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접속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증권에서는 접속 지연을 확인하고 청약을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등의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오는 10일…시초가는 얼마?
카카오게임즈는 상장(10일) 후 본격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상장 당일 주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 안에서 시초가가 결정된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가 2만4000원임을 감안하면 2만1600~4만8000원 사이에서 시작한다.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4만8000원에서 장을 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장 시작을 기준으로 공모주 투자자는 주당 2만4000원의 차익을 보게 된다. 만약 상장 당일 상한가(6만2400원)를 기록하면 주당 차익은 3만8400원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개발·배급(퍼블리싱)·마케팅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이고, 신작을 통한 상승 동력 등이 있어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퍼블리싱, 마케팅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며 "향후 다수의 신작 출시로 성공하면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카카오게임즈는 2013년 설립된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PC온라인)' '패스 오브 엑자일(PC온라인)' '가디언 테일즈(모바일)' '달빛조각사(모바일)'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