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추석 전 이산가족 '화상 상봉'이라도 이뤄졌으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일 신희영 신임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만나 추석을 앞두고 남북의 이산가족이 화상으로라도 상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신 회장을 만나 "추석도 다가오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직접 방문이 쉽지 않으면 화상을 통한 상봉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적십자사 1층에 마련된 화상 상봉장부터 둘러본 이 장관은 "요즘처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언택트' 시대에 화상 상봉은 어쩌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며 "추석을 계기로 화상 상봉이라도 시작해 물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평양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화상 상봉) 장비들이 전달될 것"이라면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고향에 가는 건 사람으로서 가질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꿈"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남측 이산가족 가운데 북쪽에서 가족을 찾지 못한 경우라도 고향 땅을 한번 밟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것마저 안된다면 돌아가신 뒤에라도 유해가 그 동네에 묻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또 "해외에 있는 이산가족에 대해서도 프로그램 개발을 해서 이산가족 개념 자체가 조금 넓게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어 통일부·외교부와 협력해 북한과 감염병에 공동 대처하는 보건의료 협력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에 "통일부뿐 아니라 정부 전체가 응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런 일(보건의료 협력)에는 정부는 뒤에 있고 민간이 먼저 나서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한 남측의 준비는 완료된 상태다. 지난 4월 국내 화상 상봉상 개보수가 끝났고, 모니터와 캠코더 등 북한에 반출할 장비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 승인까지 확보해놨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요원해졌고, 과거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됐던 북측의 화상 상봉장은 장비 상태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