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95% 끊긴 인천공항…이젠 환승객마저 확 줄어

코로나 음성확인서 의무화 탓
싱가포르·홍콩·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여객 수요의 95%가 감소한 항공업계가 환승객까지 급감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객도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정부 방역지침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의 환승률(국제선 승객 수 대비 환승객 비율)은 25.9%로, 두 달 전인 지난 6월(36.3%) 대비 10.4%포인트 급락했다. 7월(31.4%)에 이어 두 달 연속 크게 줄었다.

통상 환승률이 20%를 넘으면 국제허브공항으로 불린다. 개장 이후 매년 10% 중반대를 유지했던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등했다. 국제선 직항 수요가 사라졌지만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 수요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7월 20일부터 새 방역 강화 지침을 시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에서 출발한 승객이 한국에 입국하거나 환승할 때 출국일 전 48시간 이내 발급한 코로나19 PCR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된 이후 환승객 수는 직전 달 대비 9000명 가까이 줄었다.필리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진단 결과를 받는 데까지는 최대 1주일가량 걸린다. 국내 검역기준인 48시간 이내 발급된 증명서를 확보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항공업계는 급감한 환승객을 싱가포르와 홍콩, 중국이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인천공항의 환승 요건 완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