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 재가동 급증…구리 가격 26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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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최근 본토내 코로나 확진자 0명"‘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조업 재개가 활발해지면서 구리 니켈 주석 아연 등 금속 가격이 대거 오름세다. 구리는 2018년 6월 중순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 늘려…민간 제조업경기 10년만에 최고치
"中 정부 경기부양책 펼치면 값 더 오를 것"
3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장중 t당 6721.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3월 말 저점 대비 가격이 약 50% 뛰었다. 구리 비축량은 급감했다. 전날 LME 구리 재고는 지난 5월 대비 70% 줄어든 8만4975t을 기록했다. 15년만에 최저치다. 구리 값은 세계 금속 소비 1위 국가인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중국은 세계 구리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5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2009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중국은 본토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잦아들자 공장 가동을 본격 늘리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선 지난달 16일 이후 해외 유입자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교가 등교를 시작했다.
지난달 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는 약 10년만에 최고치를 냈다. 지난 1일 발표된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1로 시장 예상치(52.6)를 크게 웃돌았다. 대형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중국 국가통계국 PMI는 51.0이었다. 6개월 연속 확장세다. 상품 리서치기업 로스킬의 조나단 반스 컨설턴트는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구리 값이 오르고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쳐 구리 가격이 반등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주요 구리 수출국에서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지난 7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국영광산기업 구리 생산량은 전년동기 대비 4.4% 줄었다. 세계 2위 페루에선 올 상반기 구리 생산량이 20.4% 급감했다. 코로나19로 광산이 일시 폐쇄되는등 조업에 차질이 일어서다.
폐(廢)구리 뭉치로 구리의 원료로 쓰이는 구리 스크랩 생산량도 줄었다. 반스 컨설턴트는 “올해 전세계 구리 소비량이 3~4% 감소할 수 있지만, 구리 생산량과 스크랩 공급량 감소폭은 그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금속상품 컨설턴트인 로빈 바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은 기본적으로 구리가 부족한 나라라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며 “여기다 최근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겹치면서 구리 가격이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국 금속 수요에 힘입어 니켈, 주석, 아연 등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날 니켈 선물은 t당 15795달러에 거래돼 21개월 고점을 경신했다. 주석 선물 가격은 201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t당 18492.5달러에 손바뀜됐다. 아연은 t당 2572.0달러에 거래돼 2019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수요 증가에 따라 주요 산업 금속 가격이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와 전기차 사업 등에 투자가 예상되서다.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 산업 성장이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향후 몇달 내에 중국 정부가 산업 부양책을 강화할 전망이라 원자재 수요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