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

시장 점유율 18.4% 역대 최고
유통 수수료 내려 인기 앱 확보
앱 규모도 2년새 38% 늘어

할인 혜택 많아 이용자 유인
구글 수수료 논란 '반사익' 기대

토종 앱 장터인 ‘원스토어’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때 10%대 초반에 머물렀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보고 있다. 유통 수수료 인하로 인기 앱을 확보하고 각종 혜택을 늘려 이용자를 유인한 덕분이다. 국내 앱 장터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최근 자사의 결제 방식 의무화를 확대하려고 하면서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

3일 모바일 플랫폼 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원스토어의 국내 앱 장터 시장 점유율은 18.4%로 추정됐다. 원스토어 시장 점유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7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9월 기록한 15.7%다. 지난달 구글 플레이스토어 점유율은 71.0%, 애플 앱스토어는 10.6%를 나타냈다.

원스토어는 2016년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포털 1위 네이버가 각사의 앱 장터를 통합해 출범했다. 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다. 당시 국산 앱 장터의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15%를 넘지 못했다.

원스토어가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선 것은 2018년 하반기부터다. 유통 수수료를 대폭으로 낮췄다. 기본 수수료 비율을 20%로 하향 조정하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면 그 비율을 5%까지 낮췄다. 구글과 애플이 앱에서 발생하는 판매 수익의 30%를 챙겨가면서 앱 개발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었다.

당시 원스토어는 인기 모바일 게임은 물론 유통하는 앱 자체가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앱 마켓 수수료는 ‘7 대 3’이라는 업계의 불문율을 깨고 ‘8 대 2’로 바꾸기로 했다”며 “스스로 죽을 수도 있는 길을 택했지만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전체 생태계를 성장시킬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원스토어에서 결제가 발생한 앱 규모는 2018년 상반기 2360개에서 올 상반기 3256개로 38% 늘었다.

매일 할인 혜택 제공

원스토어는 이용자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에서는 보기 힘든 각종 할인 혜택을 확대했다. 통신 3사 멤버십으로 매일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5~20% 수준의 각종 할인 쿠폰도 매일 이용자에게 추가로 주고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0만원에 주고 살 게임 아이템을 원스토어에서는 8만~9만원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넥슨의 모바일 게임 ‘바람의 나라: 연’은 원스토어에서 내려받은 비중이 7%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게임에서 발생한 거래액 비중으로 따지면 원스토어의 비율은 18% 정도라고 원스토어 측은 설명했다. 이용자 1인당 지출하는 게임 비용은 원스토어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돈을 많이 쓰는 이용자들이 원스토어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구글이 자사의 결제 방식을 게임 외 분야의 앱 개발사에도 강제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구글의 결제 방식을 적용하면 앱 개발사는 유통 수수료로 매출의 30%를 구글에 내야 한다. 지금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카드사 수수료 등으로 5% 정도만 관련 비용이 발생한다. 음원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글 결제 방식을 택하면 수수료가 늘어나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원스토어 사용을 권장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