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동쪽 할퀴고 빠져나간 '마이삭'…인명피해·원전도 정지(종합4보)
입력
수정
부산서 창문 고정하던 60대 숨져…제주 초속 49.2m 기록, 강풍 피해 속출
전국 12만여 가구 정전돼 큰 불편…곳곳 항공기 결항·열차 운행 중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거쳐 남해안에 상륙한 뒤 부산, 영남, 강원 등 한반도 동쪽을 할퀴고 빠져나가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에 달하는 역대급 강풍을 기록하는 등 마이삭은 폭우보다는 전국 곳곳에 강풍 피해를 안겼다.
강풍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제주 3만6천여가구, 경남 2만여가구, 부산 3천800여가구 등 12만여 가구가 강풍에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원전이 정지하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도로도 끊겨 교통통제가 속출했다. ◇ 한반도 동쪽 관통한 태풍 '마이삭'…인명 피해 속출
제주를 거쳐 오전 2시 20분께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깨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부산 해운대 미포 선착장과 해운대구 편의점 앞, 서구 암남동 등지에서 강풍과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2시 40분께 경남 고성군 동해면 매정마을 인근 해상에는 피항해있던 컨테이너 운반선이 표류했다가 긴급 출동한 해경이 미얀마인 12명과 중국인 2명 등 14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울산에서는 오전 1시 55분께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 차 뒤집히고 이동식 집 뒹굴고…곳곳 정전, 원전도 중지
역대급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제주와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12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원전도 중지됐다.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를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고산의 초속 49.2m 바람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강풍으로 기록됐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등 강풍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0시 33분께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한 주택에서는 강풍에 날아온 길쭉한 형태의 구조물이 지붕을 뚫고 집안에 꽂히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집에 사람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 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신고리 1호기가 이날 0시 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 12분께 멈췄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 1분께 정지했다.
고리본부는 원자로 정지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 홍성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1.3m까지 불어 1970년 기상 관측 이래 9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 대조기 겹쳐 침수로 고립·대피…낙동강 한때 홍수주의보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은 침몰했다.
1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대조기와 겹쳐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에는 바닷물이 넘쳐 침수됐다.
마이삭이 빠져나간 강원 동해안도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양양과 고성, 강릉에서는 갑자기 쏟아진 비에 280여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삼척시 임원항 일대는 피항한 어선 4척이 침몰하는 등 너울성 파도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에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고 하천 범람으로 차량이나 마을이 침수돼 4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마이삭의 왼쪽에 있는 전남 여수 등에서도 초속 44.6m 강풍과 시간당 최대 54㎜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남 곳곳에서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여수 거문도에는 강풍에 5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때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던 낙동강 밀양시 용평동 지점, 낙동강 수계 남강댐 상류 산청군 경호교 지점은 수위가 낮아져 오전 5시 30분을 기해 해제했다. ◇ 열차 운행 중단·항공기 결항 속출…산사태로 도로 곳곳 끊겨
항공기 결항도 이어져 2일 하루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중 총 437편이 결항했다.
공항별로 보면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180편이 취소됐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코레일도 오후 11시부터 내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한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한때 중지됐다.
강풍에 부산 동서고가로,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35곳의 교량이나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 등 대부분 대교가 통제되기도 했다.
강원과 경북 경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함백산 나들목 구간의 도로가 통제 중이고, 인제∼고성을 잇는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에도 토사가 흘려내려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통제되고 있다.
부산을 상륙해 한반도 동쪽을 관통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인명 및 시설물 피해 예방에 주의가 요구된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가장 늦게 벗어나는 강원 동해안은 최고 25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근호 허광무 백나용 한지은 김동민 이종건 이해용 박영서 이상학 형민우 박철홍 김선호 장영은 이재현 기자)
/연합뉴스
전국 12만여 가구 정전돼 큰 불편…곳곳 항공기 결항·열차 운행 중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거쳐 남해안에 상륙한 뒤 부산, 영남, 강원 등 한반도 동쪽을 할퀴고 빠져나가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에 달하는 역대급 강풍을 기록하는 등 마이삭은 폭우보다는 전국 곳곳에 강풍 피해를 안겼다.
강풍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제주 3만6천여가구, 경남 2만여가구, 부산 3천800여가구 등 12만여 가구가 강풍에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원전이 정지하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도로도 끊겨 교통통제가 속출했다. ◇ 한반도 동쪽 관통한 태풍 '마이삭'…인명 피해 속출
제주를 거쳐 오전 2시 20분께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깨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부산 해운대 미포 선착장과 해운대구 편의점 앞, 서구 암남동 등지에서 강풍과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2시 40분께 경남 고성군 동해면 매정마을 인근 해상에는 피항해있던 컨테이너 운반선이 표류했다가 긴급 출동한 해경이 미얀마인 12명과 중국인 2명 등 14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울산에서는 오전 1시 55분께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 차 뒤집히고 이동식 집 뒹굴고…곳곳 정전, 원전도 중지
역대급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제주와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12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원전도 중지됐다.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를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고산의 초속 49.2m 바람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강풍으로 기록됐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등 강풍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0시 33분께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한 주택에서는 강풍에 날아온 길쭉한 형태의 구조물이 지붕을 뚫고 집안에 꽂히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집에 사람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 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신고리 1호기가 이날 0시 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 12분께 멈췄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 1분께 정지했다.
고리본부는 원자로 정지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 홍성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1.3m까지 불어 1970년 기상 관측 이래 9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 대조기 겹쳐 침수로 고립·대피…낙동강 한때 홍수주의보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은 침몰했다.
1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대조기와 겹쳐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에는 바닷물이 넘쳐 침수됐다.
마이삭이 빠져나간 강원 동해안도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양양과 고성, 강릉에서는 갑자기 쏟아진 비에 280여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삼척시 임원항 일대는 피항한 어선 4척이 침몰하는 등 너울성 파도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에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고 하천 범람으로 차량이나 마을이 침수돼 4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마이삭의 왼쪽에 있는 전남 여수 등에서도 초속 44.6m 강풍과 시간당 최대 54㎜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남 곳곳에서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여수 거문도에는 강풍에 5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때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던 낙동강 밀양시 용평동 지점, 낙동강 수계 남강댐 상류 산청군 경호교 지점은 수위가 낮아져 오전 5시 30분을 기해 해제했다. ◇ 열차 운행 중단·항공기 결항 속출…산사태로 도로 곳곳 끊겨
항공기 결항도 이어져 2일 하루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중 총 437편이 결항했다.
공항별로 보면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180편이 취소됐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코레일도 오후 11시부터 내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한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한때 중지됐다.
강풍에 부산 동서고가로,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35곳의 교량이나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 등 대부분 대교가 통제되기도 했다.
강원과 경북 경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함백산 나들목 구간의 도로가 통제 중이고, 인제∼고성을 잇는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에도 토사가 흘려내려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통제되고 있다.
부산을 상륙해 한반도 동쪽을 관통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인명 및 시설물 피해 예방에 주의가 요구된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가장 늦게 벗어나는 강원 동해안은 최고 25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근호 허광무 백나용 한지은 김동민 이종건 이해용 박영서 이상학 형민우 박철홍 김선호 장영은 이재현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