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어 가을 축제도 못 열게 된 대학가…'비대면' 접촉 모색

온라인 게임 대항전·랜선 교양수업 등 다양화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학가의 축제 모습까지 바꿔놓고 있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대학들은 2학기에 예정됐던 축제 일정을 취소하거나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이달 말 개최하려던 가을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서울대 재학생 윤모(24)씨는 "새내기 때부터 매년 축제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가을이 왔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올해 5월 예정됐던 축제를 무기한 연기했고, 매년 봄과 가을 2차례 축제를 개최해온 한양대도 올해 봄 축제를 열지 못한 데 이어 가을 축제도 잠정 취소했다.

경희대도 축제를 일반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경희대 총학은 "2학기 개강 후 약 5주간 강의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으로 '대동제'를 진행하는 것은 총학생회의 기존 행보와 모순된다고 판단했다"며 "온라인 축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통해 새로운 대학 축제 문화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도 올해 온라인 축제를 연다.

동아리 공연은 각 동아리에서 미리 녹화한 영상을 축제 기간에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로 송출하고 물품 판매도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한 장소에 많은 학생이 모여 즐기던 기존의 축제 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워지자 대학가에선 온라인 게임 대항전 등 축제를 대체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했다.
올해 10월 개최 예정이던 연고전(고연전)을 취소하기로 한 고려대와 연세대는 그 아쉬움을 양교 간 온라인 게임의 승패를 겨루는 사이버 연고전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양교 동아리끼리 매년 개최해오던 기존 사이버 연고전과는 별개다.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총학도 학생들의 '심리적 방역'을 위해 올해 1학기 비대면 온라인 게임리그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2학기에도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학기 축제를 일찌감치 취소하는 대신 지난달 3차례에 걸쳐 '랜선 교양수업'을 진행했다.

이낙연 의원(현재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가수 자이언티 등 유명인사를 초청해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 콘서트를 여는 등 새로운 방식의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오종운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대학 축제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