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LG전자 나선다… "마스크처럼 쓰는 공기청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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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마스크처럼 쓰는 '공기청정기' 발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개인 위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마스크처럼 착용하는 '웨어러블 공기청정기'와 열화상 카메라의 대안인 '방역 로봇'을 발표했다.
특허 기술 노하우 한 데 집약…호흡 편해
의료진 우선 제공 후 일반인들에게도 판매
3일(현지시간)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0' 프레스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서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와 3D 열화상 카메라가 탑재된 방역 로봇 등을 소개했다.박 CTO는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 트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에 적용된 물을 100도로 끓여 증기(스팀)을 내는 '트루스팀' 기술을 설명했다. 박 CTO는 해당 제품들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제거 등 개인 위생 관리에 탁월한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트루스팀에 대한 설명이 끝날 무렵, 박 CTO는 "모두가 집에 트루스팀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우린 마스크를 쓴다"면서 LG전자의 공기청정기 특허 기술과 노하우가 한 데 집약된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화면에 띄웠다.
박 CTO는 "마스크는 우리를 지키는 데 아주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때때로 거슬릴 때가 있고 숨을 쉬는 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며 "이제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대안으로 제안하겠다"고 했다.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앞서 LG전자가 지난 7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2000여개를 기부해 외신 등의 이목을 끈 제품이다. 당시 LG전자는 구체적인 스펙이나 출시 시기 등을 밝히지 않았다.
신제품은 일반 마스크와 달리 초소형 전자식으로 작동돼 사용기간이 길면서도 깨끗한 공기를 일정하게 공급해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신제품은 기존 LG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필터와 유사한 두 개의 'H13 헤파필터'를 사용한다. 필터 아래엔 호흡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사용자의 호흡 주기를 감지하는 초소형 듀얼 3단팬이 장착된다.팬은 마스크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사용자가 호흡할 때 발생하는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와 호흡 인지 알고리즘으로 숨을 들이쉴 땐 팬의 조정 속도를 높여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늘리고 내쉴 땐 저항을 감소시켜 속도를 늦추는 식이다.
위생관리 기능도 특징이다. LG전자는 광범위한 얼굴형 인체공학적 분석을 통해 신제품 착용 시 공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최소화했다. 마스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각종 세균을 박멸하는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 기능이 탑재된 케이스도 제공된다.
박 CTO는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이미 수 천개 정도의 제품을 생산한 상태"라며 "먼저 의료진에 제공되고, 그 이후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식 출시일은 4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LG전자는 이와 함께 사람이 화면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열화상 카메라의 대안으로 방역 로봇을 소개했다. 3D 열화상 카메라로 인공지능(AI)이 개개인의 온도를 자동 측정해 코로나19 고위험자를 비대면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에 비해 더욱 안전하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는 게 박 CTO의 설명이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새로운 가전 전략인 '집에서 좋은 삶이 시작된다'를 발표했다. 점차 소비자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촉발한 '뉴노멀 시대'에서 집의 가치가 점차 증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LG전자가 새 비전을 통해 소비자들이 집에서 '안심' '편리' '재미' 등 세 가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 것도 이 때문이다. 박 CTO는 "코로나19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라이프 이노베이터'로서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 CTO는 코로나19로 IFA가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직접 행사 무대에 오르는 대신 미리 촬영한 홀로그램 영상으로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IFA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삼성전자가 불참하면서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사실상 LG전자만 참가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