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출 차량 안전지대로 이동…석화업체, 정전 대비 비상전력 점검 중소기업들, 지붕 등 구조물 고정·기계 침수 방비 등 '비상'
울산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보다 훨씬 더 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는 7일 북상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지역 주요 기업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삭의 강풍 위력을 경험한 기업들은 공장 자체 구조물에 대한 안전 조처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수출 대기 자동차와 대형 선박 등 생산 제조품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수출 대기 차량 옮기고 건조 선박 묶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바다와 닿아있는 수출선적장 주차 차량을 모두 안전지대로 옮겼다.
평소 수출선적장에는 완성차 5천 대가량이 대기하고 있으나 침수 피해를 우려해 이동했다. 현대차는 또 공장 내 배수로는 모두 정비하고 비상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태풍 마이삭 때 내린 조치를 유지한다.
건조 완료 단계인 선박 13척은 서해안으로 피항했고, 안벽과 독(dock)에서 건조 중인 13척은 로프를 보강해 단단히 묶었다. 특히, 지난 3일 마이삭이 울산을 강타했을 때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서 계류 중이던 선박 1척이 안벽 쪽으로 기울어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던 터라 안전 여부를 세밀히 점검 중이다.
파도가 넘어올 수 있는 구역에 있는 블록은 모두 이동시켰다.
세진중공업도 모든 공장 배수로와 맨홀 등을 점검하고 모래주머니, 펌프, 비상 조명 등을 배치했다. 해상 오염 대비 방재 장비도 구축한 상태다.
◇ 석유화학업체, 정전 대비 점검·비상근무 돌입 마이삭 때 정전 등으로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야 했던 석유화학단지와 온산공단 기업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마이삭 때 입은 피해를 아직 완전히 복구하지 못했다.
건물 패널과 일부 깨진 유리창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 정리를 급선무에 두고 다가올 태풍에 대비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비상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 현장마다 비상대응 작업표준에 맞춰 중요 시설을 사전 점검 중이다.
삼성에스디아이 울산사업장은 풍수해 방지 당직 반을 운영하며 건물 외부 자재를 실내로 옮기고 강풍에 날릴 우려가 있는 시설을 보완 조치했다.
외부 작업을 중지했으며 비상 상황 발생에 대비해 비상근자 2명이 상주한다.
석유화학공장들은 특성상 공장 가동이 멈추면 생산 원료 등이 굳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태풍 특보 발효 시 정전 대비 비상 근무에 들어간다.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도 태풍 진로와 도달 시각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정전과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연락망을 구축하고 탈락 위험 시설물, 침수 우려 시설물, 위험물·유해화학물질 저장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 중이다.
◇ 중소기업들도 비상…"많은 비에 기계 침수하면 어쩌나" 중소기업들 역시 피해 예방에 바쁘다.
자동차와 조선 협력업체 등 80여 곳이 모여 있는 북구 매곡산업단지 기업체들은 철제 지붕과 벽체, 철골 구조물 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공장 구조물에 대형 문이 달려있어 넘어질 것에 대비해 안전 조치 중이다.
산 아래 있는 업체들은 많은 비가 비탈을 타고 내려올 것을 예상해 모래주머니를 배치했다.
매곡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 관계자는 "마이삭 때는 그나마 비가 적게 내렸는데, 하이선이 강풍에다 많은 비까지 몰고 오면 각종 기계가 침수될 수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울주군 반천일반산업단지 입주 기업들 역시 지난 강풍에 일부 파손된 공장을 보수 중인데, 또 큰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7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영향을 받고 태풍의 동쪽에 위치한 울산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삭보다 더 큰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선은 4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고수온역에서 태풍 눈이 보일 정도로 매우 강하게 발달하며 북서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