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청약' 하남·고양 전셋값 한 달 새 1억 껑충

내주 3만 가구 일정 공개

예비 청약자 이주 수요 몰려
미사강변 전용 59㎡ 전세 5.3억
향동DMC 4.9억원에 손바뀜

청약 선호 하남·과천·남양주 순
과열 우려 거주기간 적용 검토
3기 신도시를 분양받으려는 예비 청약자가 몰리면서 경기 하남, 고양 등의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하남 교산지구 계획도. 한경DB
경기 하남·고양시 등 3기 신도시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3기 신도시 청약을 위해 실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수요가 계속 몰리고 있어서다. 정부가 다음주 열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사전청약 물량 3만 가구의 대상 지역과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3기 신도시에 대한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3기 신도시 전셋값 ‘껑충’

4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면적 59㎡ 전세는 지난달 30일 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4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지 한 달 만에 1억원 뛰었다. 하남시 풍산동 ‘e편한세상 미사’ 전용 69㎡는 지난 2일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7월 거래가(4억9000만원)보다 8000만원 올랐다. 풍산동 A공인 관계자는 “‘e편한세상 미사’(652가구) 전세 매물이 한 개도 없어 호가를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논의가 불거진 이후엔 전세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창릉지구가 들어설 고양시 덕양구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고양시 향동동 ‘DMC 중흥S클래스 더센트럴’ 전용 59㎡는 지난달 8일 4억9000만원에 전세입자를 찾았다. 7월 4억원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호가는 5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삼송동 ‘고양삼송 동원로얄듀크’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직전 최고가(4억원)보다 7000만원 오른 4억7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왕숙지구가 있는 남양주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e편한세상 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5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는 등 처음으로 5억원대에 진입했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31일 기준)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은 0.34%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전셋값이 13.3% 뛰었다. 고양시 덕양구(0.29%)도 오름폭이 가파르다.

3기 신도시 중 하남 교산 선호

정부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해 내년에 사전청약 받는 3만 가구의 공급 대상지와 일정 등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사전청약 물량을 당초 9000가구에서 6만 가구로 대폭 확대했다. 3기 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빠른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올초부터 이들 지역 전세시장에 몰리고 있다. 본 청약의 경우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우선 순위를 얻으려면 일정 기간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2년, 조정대상지역에선 최대 1년 실거주해야 한다.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는 세입자에 3기 신도시 입성을 노리는 외지인의 수요가 더해져 전세가 강세를 띠는 이유다.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총 17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청약 지역으로의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62.9%에 달했다. 청약 선호 지역은 하남 교산(25.4%), 과천 과천지구(21.8%), 남양주 왕숙(18.4%)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본 청약과 마찬가지로 사전청약에 거주 요건을 적용할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보다 1~2년 먼저 청약받는 제도다. 정부는 무분별한 ‘청약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사전청약에도 거주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행하는 사전청약을 기준으로 거주 요건을 적용할 경우 이사를 해도 거주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남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J씨는 “사전청약에 지원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본 청약에서 한 번 더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전세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