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임대' 나인원한남 분양 전환, 내년 3월로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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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 종부세 부담 커져국내 최고가 임대주택인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사진)이 내년 3월 조기 분양 전환한다. 정부가 단기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고 보유세 부담까지 크게 높이면서 분양 전환 시기를 당초 계획인 2023년보다 2년가량 앞당긴다.
'4년 임대 후 분양' 2년 앞당겨
3년간 보유세 해당 금액 할인
나인원 한남 임대사업자인 디에스한남은 임차인에게 양도 안내문을 발송하고 양도 작업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이달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양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에스한남은 조기 분양 전환에 따른 수요자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부터 3년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양 전환 가격에서 깎아주기로 했다.
분양 전환 우선권은 임차인에게 있다. 임차인이 양수를 포기하면 일반에 분양한다. 분양 전환 가격은 분양 때 미리 정한 3.3㎡당 평균 6300만원(최고 1억원) 정도다. 가구당 42억~90억원으로 예상된다.
디에스한남은 2018년 나인원 한남 분양 당시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조율에 실패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자 선택한 차선책이다. 입주자들은 4년간 월세를 내면서 임차로 거주하고, 이후 최초 분양가 그대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당시 초고가 분양가(3.3㎡당 6100만원) 논란이 있었지만 청약 경쟁률 5 대 1로 ‘완판’됐다.디에스한남이 조기 분양에 나선 것은 보유세 부담이 커진 데다 임대사업자 혜택마저 사라져서다.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에서 단기(4년) 민간임대 등록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법인 다주택자에게 중과 최고세율(6%)을 적용하고 세 부담 상한까지 없앴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당초 예상의 두 배로 치솟으면서 올해 책정된 일회성 비용만 540억원에 달한다.
나인원 한남은 옛 외인주택 부지에 민간 임대주택 형태로 지어진 지상 5~9층 341가구(전용 206~244㎡) 규모의 아파트다. 임대료가 보증금 33억~48억원, 월세 70만~250만원에 달한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거주 만족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 매입에 응할 것”이라며 “임차인들이 나인원 한남을 분양받는 과정에서 기존 주택을 처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