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와인·170만원 한우 세트

백화점 7일부터 추석선물 본격 판매
초고가 선물세트 예년보다 늘려
백화점들이 올해 초고가 추석 선물세트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7일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백화점업계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화된다. 700만원짜리 와인세트, 170만원짜리 한우세트 등 주요 백화점마다 초고가 선물을 예년보다 늘린 게 특징이다.롯데백화점은 추석 선물로 500여 개 품목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및 인기 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20% 이상 확대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 세트 중 1등급 와이너리의 와인 세 병으로 구성한 ‘KS 1994년 올드 빈티지 그랑 크뤼 세트’는 700만원에 두 세트만 한정 판매한다. 최상위 등급 한우세트는 100세트 한정으로 170만원에, 굴비세트와 송로버섯세트는 각각 200만원, 55만원에 선보인다.

14일부터 본 판매를 시작하는 현대백화점은 4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1.5배 늘렸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 등 고급 소금으로 밑간한 특화 소금 굴비는 지난해 추석보다 물량을 두 배 늘려 12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 늘렸다.

백화점이 추석 선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전 예약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어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예약을 받았는데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67%, 신세계백화점도 11% 늘었다.백화점들은 지난 설 연휴에는 사전 예약을 받지 않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점업체에 행사 등을 요청할 때 동의를 구하도록 명령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가 선물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이 워낙 떨어져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사전 예약을 받았다”며 “결과가 예상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사전 예약을 받았더니 정육과 건강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06%, 81% 증가했다. 대표 프리미엄 세트인 50만원 이상 한우와 30만원 이상 굴비는 각각 121%, 90% 늘었다.온라인 주문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온라인 매출이 51.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가 대세로 떠오른 만큼 온라인 전용 상품을 작년보다 70% 늘렸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