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민주당…재난지원금 두고 둘로 갈려
입력
수정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두고 상처만 남아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선별 지원으로 공식화된 가운데 정부·여당은 상처만 남긴 모양새다.
이재명·신동근, 눈살 찌푸리는 설전 벌이기도
의원들 간 백가쟁명도 이어져…선별 지급 결론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고위인사들은 지난 6일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 회의를 열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및 이를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논의했다.정부·여당이 지급 범위에 대한 결론을 냈지만 잡음을 최소화하지는 못했다. 재정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선별 지급 결론을 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나타난 불만 섞인 목소리를 컨트롤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눈살 찌푸리게 한 당 지자체장과 최고위원의 설전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 의원 간의 설전은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같은 당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설전이 이어졌다.포문은 신동근 의원이 먼저 열었다. 신동근 의원은 지난 4일 지속적으로 보편 지급을 주장해 온 이재명 지사를 향해 "철학으로 보나 정책으로 보나 납득이 안 가는데 왜 미련을 못 버는가. 참 딱 하다"며 "이미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문제는) 끝난 게임이다. 주먹을 날리려면 때론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이어 "하지만 너무 물러나면 주먹을 날릴 수 없다"며 "이재명 지사가 철학도, 정책도 없이 납득 안 가는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재명 지사는 "신동근 의원에게는 게임이겠지만, 국민은 생존의 문제"라며 "국민의 팍팍한 삶과 현실에 좀 더 진지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이재명 지사는 고위당정협의회 당일까지 "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했다.
재난지원금 둘러싼 백가쟁명…보편·선별 의견 대립
이재명 지사와 신동근 의원 이외에도 여당 의원들은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김두관·이상민 의원과 더불어시민당 출신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재명 지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두관 의원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주고도 욕먹는 것"이라며 주장했다.김두관 의원은 "국민 지급이 맞다"며 "1차 재난지원금도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을 바꾼 사례로 볼 때도 그렇고,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 하는 문제로 국민들을 나누는 것도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선별 지급을 주장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판하며 "홍남기 부총리의 생각이라기엔 고뇌나 긍휼 의지가 없으며 참으로 무책임하다"며 "정말 화급한 상황에 한가하게 국가부채 운운하며 재난지원금에 완고한 홍남기 부총리야말로 무대책이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최배근 교수는 "홍남기 부총리가 주술에 빠진 것 같다. 박근혜 정부 4기 수장의 커밍아웃인가"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진성준·홍익표·양향자 의원 등은 이낙연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진성준 의원은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재정 여력을 남겨둬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부분으로 한정해서 가는 게 어떠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양향자 의원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홍익표 의원은 "기본소득 개념처럼 다 주는 것이 아니라 재난이기 때문에 피해에 따라서 줘야 되는 핀셋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