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결한 마두로 정권 돈으로 베네수 의료진에 '보너스'

과이도, 월급 6~8달러 받던 의료인들에 3개월간 100달러씩 지급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던 베네수엘라 의료인들이 월급의 10배가 넘는 보너스를 받게 됐다. 미국 정부가 동결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자산으로 지급된 돈이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의사 등 의료 종사자 3천 명이 보너스 첫 지급분 100달러를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전국 의료인 6만2천여 명에게 매달 100달러(약 11만9천원)씩 3개월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인들이 평균 6∼8달러의 월급을 받으며 일해온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두둑한 보너스다.

이번 보너스 지급은 미국 정부가 동결했던 마두로 정권의 자산을 풀어주면서 가능해졌다.

마두로 대신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는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마두로 대통령 등 정권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미국 내 마두로 정권의 자산을 동결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과이도 의장 측의 요청에 따라 동결 자산을 베네수엘라 의료진을 위해 쓸 수 있게 승인했다.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매일 조건 없이 헌신하고 임시 정부를 믿어준" 의료진에 감사를 전했다.

베네수엘라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5만2천165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4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는 통계보다 훨씬 많으며, 정부가 정책에 반기를 드는 의료인과 언론인 등을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