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앞당긴 렌터카 100만대 시대…'準소유' 장기 렌터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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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100만대 시대가 열렸다. 개인 고객의 꾸준한 증가세로 업계에서도 100만대 돌파가 머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커진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위생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준(準) 소유’ 개념인 장기 렌터카에 몰린 영향이다.
선방 넘어 성장
8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에서 렌터카로 등록된 차량은 101만대를 기록했다.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관광지나 공항 근처에서 사용되는 단기 렌터카 수요는 절반 가까이 줄었음에도 렌터카 업계가 ‘선방’을 넘어 ‘성장’을 한 것은 예상 밖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대중교통 사용을 꺼리게 되면서 출·퇴근용으로 월 단위 렌트카와 1년 이상 장기렌터카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차이는 장기 렌터카 비율이다. 미국·캐나다의 렌터카 시장은 하루 단위로 계약하는 단기 렌터카에 집중돼있지만, 국내 시장은 1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장기 렌트’가 신차 할부·리스와 함께 구매의 한 방법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렌터카는 세금 및 보험료가 월 렌트비에 고정적으로 포함돼있어 사회초년생이거나 사고 이력이 있어 보험료가 높게 책정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최근에는 차를 핸드폰처럼 1~3년마다 바꾸면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어하는 수요도 늘어났다”고 말했다.장기 렌터카 호조에 힘입어 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났다. 국내 1위 업체 롯데렌탈은 지난 1~6월 1조1079억원의 매출을 내 작년 같은 기간(1조127억원)에 비해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SK렌터카도 올 2분기 누적 매출이 741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50억원가량 증가했다.
“개인 고객 잡는 기업이 승자”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개인 고객의 위상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장기 렌터카는 법인 고객이 80%가량 차지했다. 개인 고객은 주로 단기 렌터카를 사용했다. 하지만 장기 렌트로 눈을 돌리는 개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개인 고객 비중은 절반 가까이로 올라왔다. 지난 7월 기준 롯데렌탈의 장기 렌터카 개인 고객 비중은 48%이다. 올 3월과 비교해도 3%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SK렌터카도 지난 2~7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장기 렌터카 신규 계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늘어났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