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무효화 안돼"…'부글부글' 의료계에 기름 부은 김성주

김성주 "정책 무효화 받아들일 수 없어"
의협 "전공의·전임의 등에 칼 꽂는 일"
신임 대전협 "합의는 이미 깨졌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의료진이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정부여당과 의료계 갈등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 "정책을 철회하라, 무효화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어느 정부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김성주 의원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은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논의됐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가고시 미응시 의대생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도 더 구제책을 내놓기 곤란한 상황"이라며 "의대생도 성인이므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의원은 이같은 발언에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합의를 파기하는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 전공의, 전임의들의 등에 또다시 칼을 꽂는 일"이라며 "김성주 의원의 발언은 납득하기 어려운 충격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일 합의를 깡그리 망각한 듯한 답변으로 관련 법안 통과에 대한 의지가 저변에 깔려있음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같이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 추진을 반성하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했던 것에 찬물을 끼얹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합의 내용을 부정하는 정부여당의 발언 및 행위가 계속된다면 국민건강을 위해 대승적으로 이뤄진 9.4합의를 '원점 재검토' 또는 '철회'할 수밖에 없으며 다시금 투쟁에 나서는 것을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와의 합의를 부정하는 언행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전협 역시 김성주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단체행동 가능성을 내비쳤다.김명종 대전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성주 민주당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를 보면 이미 합의가 깨졌다고 본다"며 "전임 비대위도 그쪽(정부와 국회)에서 합의를 파기하면 다시 일어나겠다고 했다. 전임 비대위 기준으로 봐도 이미 합의는 깨졌다"고 비판했다.

새롭게 구성된 강경 대전협 비대위는 전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 거부 등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선 상태다. 비대위는 늦어도 오는 9일 오전까지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을 모아 단체행동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