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공공의료 확충 노력"…노동계 "의정합의부터 폐기"

박능후 장관 "지역의료 강화 이행할 것"…보건의료노조 "국민 배제한 합의" 비판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만나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노동자들은 앞서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맺은 '의정합의'를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보건의료 분야 노동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고 "대한의사협회, 더불어민주당 간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따라 공공의료 확충 대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지역의료 강화대책'에 따라 공공병원 신축, 지방의료원 시설·장비 보강 등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의료 종사자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보건의료 발전에 함께 기여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정책파트너"라며 "지역 및 필수의료 육성과 지원,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주요 논의에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노동계는 의정 합의에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의사 인력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미래 공중보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백년지대계를 수립하지는 못할망정, 그나마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마저 의정 합의라는 이름으로 후퇴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이라고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백기 투항 수준의 참담한 결과에 대해 다른 어떤 말로 설명이 가능한지 되묻고 싶다"며 "국민을 배제한 의정 합의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의정협의체를 대체할 국민, 환자단체, 시민사회, 노동 등 건강보험의 가입자, 의료이용자 주도의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고 국민이 주체가 되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승일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 위원장 역시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공공 의료 인프라 확충을 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안을 가졌는지 의구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또 "복지부-의협 합의문에 나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 논의를 보면 의협과 새 협의체로 논의하겠다고 해서 한국노총 등 그 외 단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노사정이 공동 규범을 만들어야 할 사회적 타협을 앞으로는 공급자 위주의 의협과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