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40% 떨어진다'…JP모간 보고서에 급락한 셀트리온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의 60% 수준으로 낮춰잡았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내 셀트리온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연구개발이 진척된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2017년에도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로 홍역을 치룬 적이 있는 셀트리온은 다시 찾아온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시선에 주가가 하락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6.13% 하락한 2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은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447억원, 56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8월부터 지난 8일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인은 셀트리온을 239억원어치 순매수한 상태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주가하락의 뒤에 JP모간이 9일 발행한 보고서의 영향이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보고서에서 JP모간은 자가면역치료제인 렘시마의 유럽시장 내 시장점유율이 위축됐고, 혈액암 치료제인 트룩시마의 성장세도 늦춰졌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JP모간은 셀트리온의 연간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 54%를 정점으로 내년에는 21%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JP모간이 산출한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3배로, 글로벌 평균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은 내년말까지의 적정주가로 19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셀트리온 8일 종가(31만8000원)보다 40.25%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셀트리온이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도 시장의 분위기를 거스르는 주장을 내놓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A 연구원은 "바이오산업을 향한 시장의 낙관이 지나치다"며 "셀트리온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나 코로나19 치료제의 상업적 성공 같은 불확실한 요인들보다는 이익 펀더멘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서정진 회장이 직접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개인들의 매수세가 대거 몰렸다. 국내 증권사들의 시선은 보다 호의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평균 37만1769원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공장 가동률 개선에 힘입어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6.9% 개선된 42.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정부의 지원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외국인 공매도 투자자도 열성 투자자”라는 농담을 던진 적이 있을 만큼 외국인 및 외국계 증권사와 긴 악연을 이어온 회사다. 2017년 목표주가 8만원(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16만원대)를 제시한 모건스탠리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노무라증권과 도이체방크가 연달아 매도의견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