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도 7%대 급락…유가 3개월 만에 최저

배럴당 40弗 아래로 '뚝'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7% 넘게 급락하며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수요 회복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7.6% 급락한 배럴당 36.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5.3% 떨어진 39.78달러에 장을 마쳤다. 9일(한국시간) 오후 11시 기준 WTI와 브렌트유는 37.38달러, 40.08달러에 거래됐다. 모두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수출가격 인하가 유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우디 석유공사 아람코가 10월 인도분 아랍경질유의 공식판매 가격을 1.40달러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석유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가격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세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난달 중국의 하루평균 원유 수입량은 1123만 배럴로 6월(1299만 배럴)과 7월(1213만 배럴)보다 크게 줄었다. 시장조사기관 DNB마켓은 다음달까지 중국의 원유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석유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유가는 2030년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게 BoA의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수개월간 유가 하락에 대한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4월 수급 조절을 위해 감산에 합의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 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