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없었다는데…"지휘관은 추미애 시어머니 어떻게 기억하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측이 9일 추 장관 남편과 시어머니가 부대 배치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 당시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장과 이를 보도한 SBS 등을 고발했다.

서씨의 법률 대리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서씨 측이) 수료식날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며 "강당에서 수료식에 참석한 부모님들 전부를 모아 놓고 자대 배치 등에 대해 안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현근택 변호사는 "컴퓨터에 의해 부대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은 있을 수 없다"며 "특히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청탁을 해, 이를 말리기 위해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씨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에 근무할 때 단장(대령)이던 A씨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과의 전화 통화에서 "제가 직접 추미애 남편 서 교수와 추미애 시어머니를 앉혀놓고서 청탁을 하지 말라고 교육을 40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씨 측은 "수료식에는 아버지, 할머니, 친척 세 분 등 총 5인이 참석했다"며 당시 추미애 장관 남편과 시어머니가 현장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다. 보수 야권은 "단체로 안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면 A씨가 추미애 장관 시어머니를 어떻게 기억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씨의 법률 대리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A씨와 추 장관 측 가족이 따로 인사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 "원래 그런 행사에서 가족과 부대 관계자들이 인사를 나누지 않나. 또 추 장관은 당시에도 유명한 정치인이니 부대 측에서 가족 방문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근택 변호사는 "A씨가 추미애 장관 가족 방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청탁이 있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법률 대리인인 현근택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서 씨의 부대 배치 관련 청탁이 있었다고 언급한 당시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장과 해당 발언의 녹취 내용을 보도한 방송사 SBS에 대한 고발장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아들 측이 강경 법적 대응을 선언했지만 휴가 미복귀, 통역병 청탁 등 다른 의혹은 고발하지 않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왜 추 장관 측은 이 시점에 아들 부대 배치 청탁 의혹 건에 대해서만 고발했는가"라며 "다른 의혹들에 대해선 떳떳하지 못하고, 이번 건에 대해서만 자신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설'이라고 주장하는 추 장관은 아들 병역 비리에 대해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다면 모든 공익제보자는 물론 공익제보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는 국회의원과 언론을 전부 고소·고발 조치하라"고 했다.현근택 변호사는 다른 의혹들은 고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악의적인 보도만 고발한 것"이라며 "향후 다른 보도들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