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차남 병역면제, 가슴아픈 사연 있다…심한 자폐아"

"21살인데 대소변 못 가려"
"목적 가지고 기사 쓰지 말라"
한병도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차남 병역면제와 관련해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언론은 21대 국회의원 중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은 사례는 16명이고 이중 14명이 민주당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 5명은 병역면제 사유조차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병도 의원은 "저의 차남이 기사에 거론된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저의 개인사를 이런 기사 때문에 꺼내게 되어 유감"이라고 했다.

한병도 의원은 "저의 둘째 아이는 현재 21살이고 심한 자폐아"라며 "정신 연령은 영아기에 머물러 있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밖에 나가 산책을 할 때면 다 성장한 아이가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보아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 다녀야 한다. 화가 나면 표현할 방법이 없어 자기 자신을 심하게 때리기도 한다"며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 옹알거리며 작은 물건에 집착한다. 슈퍼에 가서도 먹고 싶은 것이 눈앞에 보이면 그냥 그 자리에서 뜯어 먹는다"고 부연했다. 한병도 의원은 "(그럼에도)가끔 웃을 때와 잠잘 때는 정말 천사 같고 저와 저의 가족에게 큰 행복을 준다"며 "저는 의정활동 때문에 홀로 서울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평일에는 하루하루 저의 차남을 생각하며 혼자 웃음 짓기도 하고, 가족과 통화하며 오늘은 저의 둘째 아이가 무얼 하며 보냈는지 듣기도 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해서 저와 저의 장남처럼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마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라며 "질병명까지 비공개했다 하니까 마치 병역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기는 기사더라. 취재를 하려면 적어도 당사자에게 확인은 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발했다.

한병도 의원은 "병역 신고에 있어 자녀의 질병명 공개는 의무가 아니다. 기사에 거론된 민주당 의원 14인 중 자녀의 질병명을 비공개한 의원은 5명"이라며 "5명의 의원들에게 전화라도 해서 취재하는데 단 5분이었으면 그 사유를 듣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목적만 가지고 기사를 쓰지 마시고 최소한의 확인이라도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