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문대통령과 '밀월' 주목…친문주자 인증?

총리시절 신뢰 이어져…당정관계·대권행보 영향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취임 초반 문재인 대통령과 남다른 '케미'(케미스트리·궁합)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일주일 새 청와대에 세 차례 들어갔다.

지난 3일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와 오찬, 9일 신임 지도부 간담회에 이어 10일 비상경제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 대해 "든든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당정 간 여러 관계는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좋은 관계"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정청은 운명 공동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소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는데 '환상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거 보고 놀랐다"며 "그만큼 두 사람 사이에 굉장히 깊은 신뢰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로서 쌓았던 신뢰와 친밀한 관계가 당정 관계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2년 7개월 재임한 이 대표는 매주 월요일 문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하며 긴밀하게 소통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총리였던 이 대표가 해외 순방을 할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주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임 이후 의료계 파업 문제도 앞장서서 해결하고, 재난지원금도 선별지급으로 중심을 잡았는데 그런 초반 행보에 대해 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과 호흡을 맞춰 임기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문 대통령과, 확실한 민주당 대권주자로 인정받기 위해 친문(친문재인) 지지 기반이 필요한 이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대권주자로서 힘을 실어줄지가 주목된다.
친문 중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직접 환상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대표를 '1호 친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60% 넘는 지지로 당선된 것은 이 대표가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당에 돌아온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친문 대권주자로 인증받았다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6개월여 임기 동안 이런 당정 간 밀월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정무직 당직 인선에도 문 대통령과 연이 있는 사람들을 골고루 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권의 돌발 악재 등 현안 대응에서 당정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이런 공조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리는 2인자, 당대표는 1인자"라며 총리 때와는 다른 행보를 예고한 상황이다.

총리 재임 시절 이 대표는 여권이 총력 방어한 조국 전 법무장관 논란에도 "우리 사회 공정성에 대한 깊은 회의가 국민 사이에 싹텄다"며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수도권 3선 의원은 "정치를 리더 간의 케미만 가지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두 사람의 성향이나 지향점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당정 관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