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빼먹으며 코스닥 상장사 무너뜨린 기업 사냥꾼 징역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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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인수 후 실소유 회사에 자금 대여…라임 김봉현 회사 최대주주 되기도
구속영장 청구되자 밀항 시도…보석으로 풀려난 공범도 재판 중 잠적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삿돈 수백억 원을 유용하고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밀항까지 시도했던 '기업 사냥꾼'에게 중형이 선고됐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코스닥 상장사 화진의 실소유주였던 한 모 씨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또 한씨와 함께 재판을 받아온 화진의 전 경영진 김 모 씨와 이 모 씨에게도 각각 징역 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한씨 등은 2017년 7월 주식담보 대출과 사채 등으로 583억원을 끌어모아 코스닥 상장사 화진의 지분 42.98%를 인수했다.이후 한씨와 이씨는 회삿돈 384억여원을 한 씨가 실제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R사 등에 대여하거나 투자해 화진에 손해를 끼쳤다.
특히 R사는 자회사를 통해 라임 김봉현 회장에 앞서 김 회장이 소유했던 스타모빌리티(전 인터불스)의 최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또 한씨는 차명으로 110억원 상당의 화진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화진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반대매매 될 위기에 놓이자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등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한씨는 지난해 3월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밀항 브로커에게 5천만원을 준 뒤 중국 산둥성으로 가는 배에 탔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화진의 경영지배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씨도 회삿돈 32억여원을 자신이 실소유한 T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손해를 끼치고, 화진이 보유했던 약 20억원 규모의 N사 주식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겪으며 부실해진 화진은 결국 지난 7월 상장 폐지됐다.재판부는 "한씨는 충분한 자기자본 없이 건실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그 자금을 유출해 기업 재무 상태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등 이른바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였다"며 "엄중한 처벌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징역 8년이 선고된 김씨에게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과 피해 변제 및 방어권 보장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씨에게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한씨와 함께 화진을 인수한 뒤 회사자금을 빼돌리다 구속됐던 양 모 씨는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그는 선고를 앞둔 지난 7월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보석이 취소됐으며 현재 도주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구속영장 청구되자 밀항 시도…보석으로 풀려난 공범도 재판 중 잠적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삿돈 수백억 원을 유용하고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밀항까지 시도했던 '기업 사냥꾼'에게 중형이 선고됐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코스닥 상장사 화진의 실소유주였던 한 모 씨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또 한씨와 함께 재판을 받아온 화진의 전 경영진 김 모 씨와 이 모 씨에게도 각각 징역 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한씨 등은 2017년 7월 주식담보 대출과 사채 등으로 583억원을 끌어모아 코스닥 상장사 화진의 지분 42.98%를 인수했다.이후 한씨와 이씨는 회삿돈 384억여원을 한 씨가 실제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R사 등에 대여하거나 투자해 화진에 손해를 끼쳤다.
특히 R사는 자회사를 통해 라임 김봉현 회장에 앞서 김 회장이 소유했던 스타모빌리티(전 인터불스)의 최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또 한씨는 차명으로 110억원 상당의 화진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화진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반대매매 될 위기에 놓이자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등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한씨는 지난해 3월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밀항 브로커에게 5천만원을 준 뒤 중국 산둥성으로 가는 배에 탔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화진의 경영지배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씨도 회삿돈 32억여원을 자신이 실소유한 T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손해를 끼치고, 화진이 보유했던 약 20억원 규모의 N사 주식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겪으며 부실해진 화진은 결국 지난 7월 상장 폐지됐다.재판부는 "한씨는 충분한 자기자본 없이 건실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그 자금을 유출해 기업 재무 상태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등 이른바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였다"며 "엄중한 처벌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징역 8년이 선고된 김씨에게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과 피해 변제 및 방어권 보장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씨에게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한씨와 함께 화진을 인수한 뒤 회사자금을 빼돌리다 구속됐던 양 모 씨는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그는 선고를 앞둔 지난 7월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보석이 취소됐으며 현재 도주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