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상속녀 충격 고백… "계부가 6살부터 16년 동안 성추행"

구찌 창업자 증손녀 자리니
계부 성적 학대 소송 제기
"어머니, 가문 명성 망칠까 두려워 은폐"
/사진=알렉산드라 자리니 페이스북
구찌 창업주 구찌오 구찌의 증손녀이자 상속녀인 알렉산드리아 자리니가 어린 시절부터 계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아 왔다고 폭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 시각) 알렉산드리아 자리니(35)가 전일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친모 페트리시아 구찌와 결혼했던 계부 조셉 러팔로를 성폭력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은폐하려 했다며 친모인 패트리샤 구찌, 할머니 브루나 팔롬보 등도 함께 고소장을 접수했다. 자리니는 구찌 창업자인 구찌오 구찌의 증손녀이자 구찌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 낸 알도 구찌의 외손녀다.

구찌 가문은 1993년 자리니의 외당숙인 마우리치오 구찌가 지분을 한 투자회사에 매각하면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구찌 가문의 명성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자리니는 계부 러팔로가 6살 때부터 22살까지 주기적으로 성적 학대를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팔로가 나체 상태로 침대에 올라와 몸을 만지는가 하면, 신체 특정 부위를 비비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폭로했다. 친모와 할머니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가문의 명성에 해가 될까봐 수년간 은폐하려 했다는 게 자리니의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친모는 오히려 계부가 목욕 중인 자리니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는 것을 허락하는 등 도움을 줬고, 정기적으로 자리니를 구타했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자리니가 16살이던 시기에 "계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냐"고 묻더니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소장을 통해 밝혔다.
/사진=알렉산드라 자리니 페이스북
자리니는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하자 '가문의 수치'라고 했다"며 "친모와 할머니는 '아무도 네 말을 믿지 않을 것이며, 소송을 하면 구찌 가문 상속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패트리샤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러팔로가 자리니에게 준 고통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며 "그가 딸에게 한 일은 변명할 수 없는 일이고 딸이 2007년 9월 이 내용을 공개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성명서를 보냈다.

또한 "사건을 알게 된 즉시 러팔로와 이혼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가족 상담을 통한 치료를 시작했다"면서 자리니 측이 자신과 할머니를 상대로 제기한 혐의에 대해선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팔로는 변호인을 통해 "자리니가 제기한 소송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전 아내와 함께 자리니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노력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 자리니는 30대다. 10년이 넘은 시점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자리니는 "러팔로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어린이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다른 아이들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송에서 이긴 후 금전적으로 배상을 받더라도 제가 상속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적을 것"이라며 "변호사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아동 성 학대 방지를 위한 재단 설립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