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첫 여성 CEO 발탁…'유리천장' 깨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메이저 은행에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던 '유리천장'이 깨졌다. 미국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미국의 주요 은행을 통틀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10일(현지시간) 씨티그룹에 따르면 마이크 코뱃 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2월 은퇴하고 제인 프레이저(53) 현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프레이저는 씨티그룹은 물론 미국 주요 은행을 통틀어 첫 여성 CEO가 된다. 클리블랜드를 기반으로 한 미 20위권 은행인 키코프의 CEO가 여성인 베스 무니지만, 10대 은행에서 여성 수장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프레이저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지난 2004년 씨티그룹에 합류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라틴아메리카 영업을 총괄하던 그는 지난해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로 발탁되면서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급부상했다. 세계 19개국의 소매금융과 자산운용, 신용카드, 모기지 대출 등을 책임지고 있다.

프레이저 신임 CEO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의 다음 챕터를 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존 두건 씨티그룹 회장은 성명을 내고 "제인은 마이크(코뱃 현 CEO)의 업적을 기반으로 씨티를 다음 단계로 이끌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여러 사업 부문과 지역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를 매우 신뢰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프레이저에게 주어질 과제는 회사 수익을 개선해 업계 1위인 JP모건체이스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는 현 시점에서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