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 모여 술마셔서 코로나 퍼져"…스페인서 비난여론 확산

스페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배경에는 ‘야외에 모여 술 마시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술집이 문을 닫자 스페인 젊은이들은 집단으로 모여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이 행위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젊은이들 사이 유행하는 ‘보텔론(botellón)’이라는 행위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보텔론은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에 사람들이 떼지어 모여서 술을 마시는 행위를 뜻한다. 보텔론은 예전에도 술집에 가는 것보다 저렴하게 음주를 즐길 수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술집 입장객 수 제한 등의 조치가 내려진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보텔론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스페인에서는 보텔론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의 평균연령은 3월 기준 59세에서 최근에는 38세로 20세 이상 내려갔다. 스페인에서는 파티 등 사교활동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지가 된 젊은이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눈에 띌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번주 들어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만명이 넘은 최초의 유럽 국가가 됐다. 최근 2주일 동안 스페인에서는 인구 10만명당 260명 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코로나19가 심각한 프랑스에 비해 두 배 수준이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 중 10%가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만 최근 3만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졌고, 마드리드 보건당국은 10명 이상 모임 금지 및 술집의 수용인원을 50%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한편 스페인 정부에서는 검사가 늘어났기 때문에 확진자 수도 급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또다른 코로나19 감염 온상으로는 가족 모임이 꼽히고 있다. 지난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가족 모임의 위험도를 중하 정도로 평가하고 있으며, 결과 가족 모임시 마스크 착용률도 낮다. 하지만 현재까지 스페인에서 경로가 밝혀진 감염 사례 중 절반은 가족 간 전파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