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제안 '통신비 2만원 지원'…여야 모두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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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 제안하고 文 대통령이 받았지만…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야심차게 내놓은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비판이 제기됐을 뿐 아니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등을 돌린 모습이다.
야권, 일제히 통신비 지원에 비판 쏟아내
여권에서도 비호의적…이재명·심상정 문제 제기
이낙연이 던지고 文 대통령이 받은 전 국민 통신비 지원
최인호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통신비 아이디어는 당에서 먼저 제안했는가'라는 질문에 "당에서 정부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낙연 대표가 "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통신비를 지원하는 것이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화답했다는 것이다.해당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야권에선 정책의 효율성을 두고 공세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하에 이낙연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재정 운영이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코로나19 대책에 통신비가 웬 말인가"라며 "차라리 전기요금을 지원하라"고 말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언제는 재정상 선별지급이 불가피하다더니 이제는 사실상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인가"라며 "생존의 문턱에 있는 분들부터 우선 지원한다는 대통령 언급 이후, 정부는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갖고 국민 고통에 접근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대표는 2만원이 받고 싶은가"라며 "나는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여권에서도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
우려의 목소리는 여권에서도 제기됐다. 평소 보편 복지를 강조해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승수 효과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이재명 지사는 "통신비는 직접 통신회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며 "모두가 빚을 갚기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지방채를 내서라도 주민들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심상정 대표는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은) 맥락도 없이 끼어든 계획으로, 황당하기조차 하다"며 보다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심상정 대표는 "정부·여당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제적 타격을 집중적으로 받은 업종과 계층을 더 두껍게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며 "두터워야 할 자영업자 지원은 너무 얇고, 여론 무마용 통신비 지원은 너무 얄팍하다"고 말했다.이어 "13세 이상의 전 국민에게 통신비를 2만원씩 지급하는 예산은 1조원 가까이 된다. 게다가 정부 계획에 따르면 이 돈은 시장에 풀리는 게 아니고 고스란히 통신사에 잠기는 돈"이라며 "받는 사람도 떨떠름하고 1조가 적은 돈이 아닌데 소비 진작, 경제효과도 전혀 없는 이런 예산을 정의당이 그대로 승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