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설리 다큐 '다큐플렉스' PD "최자도 피해자…비난 당혹"

이모현 PD "최자 향한 조롱과 분노
설리 가기 전 때와 다르지 않아"

설리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송 후…"당황스럽다"
/사진=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영상 캡처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를 연출했던 이모현 PD가 방송 이후 최자에가 쏟아지는 비난에 "의도하지도 않았고, 예상도 못했던 결과"라고 입을 열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타이틀로 설리의 짧지만 치열했던 일대기를 담았다. 설리의 어머니와 주변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고인의 모습을 담았던 것. 하지만 방송 이후 설리가 생전에 공개 연애를 했던 최자에게 불똥이 튀면서 SNS에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이모현 PD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PD는 "최자 씨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예측하지도 않고, 의도하지도 않았다"며 "최자 씨 역시 설리와 마찬가지로 그 연애의 피해자였다"며 "방송을 통해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영역이 과도한 관심과 비난이 되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려 했던 건데, 그게 다시 최자 씨에게 향한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PD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의 기획 의도에 대해 "고인이 된 후 쏟아지는 기사를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시끄럽게, 논란 속에서 살아왔는데 진실은 무었이었는지 궁금했다"며 "'MBC스페셜'이 '다큐플렉스'로 개편되면서 다양한 포맷을 시도해 볼 수 있게됐고, 한 사람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바이오그라피 다큐로 설리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조용히, 고인이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이렇게 화제가 되고, 이 방송으로 최자 씨에게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사진=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영상 캡처
또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최자 씨에게도 연락을 해서 '이런 내용으로 나갈 거고, 혹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고 했다"며 "결국 답은 오지 않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나 조심스럽겠나. 그래서 이 상황이 더 미안하다"고 거듭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자가 설리의 악플의 출발점으로 몰리면서 비난을 받게 된 배경엔 방송에서 등장한 어머니의 인터뷰와 관련이 깊다. 설리의 어머니는 "설리가 최자와 교제하는 것을 반대했고, 그때부터 연락을 끊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PD는 "최자와 교제로 본격적인 모욕, 희롱, 악플이 시작됐고, 교제가 끝난 후에도 그런 반응이 일상화 됐다"며 "우리로서는 짚어야만 하는 포인트였지만, 결국 말하고자 싶었던 건 두 사람이 만나 '그냥' 연애를 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추측과 달리 가볍고 성적인 만남이 아니라 진지하게 서로를 만나며 의지하고 교제했고, 그걸 보여주기 위해 설리의 일기장도 방송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영상 캡처
이어 "최자 씨에 대한 비난의 근거로 설리 어머니의 인터뷰 내용을 삼는데,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했던 딸이 성인이 돼 연애를 하고 자기 품을 떠나 멀어지는 과정이 부모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그런데 모든 불행의 시작을 최자와의 연애로 보는 건 '침소봉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는 설리는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받지 못했음에도 끝까지 소통하려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점이다"며 "욕을 먹으면 SNS를 안하면 그만인데, 그래도 계속 꾸밈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통하려 했다. 그저 '안타깝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였는데, 이렇게 될 지 몰랐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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