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후에도 친서 주고 받은 트럼프-김정은…그 내용은?

판문점 회동 극적 타결, 이후에도 트럼프 친서 잇따라
美 '러브레터'에도 돌파구 마련 못 해…"협상 교착상태"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군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비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한 이후에도 추가 만남을 희망하는 친서를 꾸준히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판문점 회동 하루 전 트윗 제안에 이어 친서까지 보내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를 입수한 연합뉴스는 일부 내용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판문점 회동을 전후로 두 정상이 교환한 친서와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지 3주가량 후인 3월2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의 긴 여행을 한 데 대해 다시 감사하다. 내가 말한 것처럼 당신은 나의 친구이고 항상 그럴 것"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6월1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103일 전 하노이에서 나눈 모든 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영광의 순간이었다"면서 "그런 소중한 기억은 우리가 미래 어느 날 다시 서로를 향해 걸어갈 때 내가 발걸음을 내디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우리가 위대한 일이 일어나도록 함께 마주 앉을 때가 머지 않아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추가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후인 12일 "당신과 나는 독특한 스타일과 특별한 우정을 갖고 있다. 오직 당신과 나만이 협력해 두 나라 간 문제를 해결하고 70년의 적대를 끝낼 수 있다. 이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그는 또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머물면서 같은 달 28일 오전 트윗으로 비무장지대 회동을 제안했고, 같은 날 친서를 추가로 보내 "이튼날 한국을 방문한다. 내가 당신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내일 오후 국경에서의 회동에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에게 매우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당신을 다시 만나는 것은 훌륭한 일일 것"이라면서 6월30일 오후 3시30분 회동을 공식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을 수락하면서 두 사람의 세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당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바로 친서를 보냈다.

그는 "오늘 당신과 함께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면서 "당신 나라의 잠재력은 정말 무한하다. 우리가 계속 함께 협력하면 믿을 수 없는 번영이 당신과 주민을 기다린다"고 확신했다. 같은 해 7월22일 22장의 사진과 함께 보낸 친서에는 "당신의 국가로 가로질러 넘어가고, 중요한 논의를 재개해 영광이었다"면서 "나는 당신의 핵 부담을 없앨 큰 합의를 타결할 능력에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판문점 회동 당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을 상기하며 논의를 진전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 양측은 판문점 회동 이후 특단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