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없는 지방 중소도시, 새 아파트 잇단 공급
입력
수정
지면B7
청약문턱 낮고 전매제한 없어경남 거창군 ‘거창 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7월 3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2018년 입주 때보다 1억원가량 상승했다. 내년 7월 준공될 예정인 전남 화순군 ‘힐스테이트 화순’도 비슷하다. 2018년 전용 84㎡ 분양가는 2억9200만원이었으나 지난달 분양권이 3억2812만원에 거래돼 4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힐스테이트 화순, 웃돈 4000만원
포레나 순천, 평균 경쟁률 48 대 1
"순천 첫 한화브랜드 관심 높아"
푸르지오, 완주서 첫 분양나서
지방 중소도시와 군(郡)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새 아파트 수요층은 있는 데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거의 없어 분양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과거에 지역 건설사들이 짓는 나홀로 아파트가 많았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이 진출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전남 순천 완도 등 공급 잇따라
지방 중소 도시는 규제가 거의 없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6개월 이상, 주택형별 예치금 등의 조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재당첨 제한이 없고 상대적으로 대출규제도 덜하며 계약 후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건설사들도 지방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전남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에서도 상대적으로 아파트 분양이 적었던 순천에서는 분양 바람이 불고 있다. 상반기까지 광양에서 아파트 공급이 꾸준했다면 하반기에는 순천에 분양이 몰리고 있다.한화건설이 순천시 서면 일대에서 공급한 ‘포레나 순천’(613가구)도 이 같은 배경으로 흥행한 아파트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1순위에서 392가구를 모집하는 데 1만8831명이 신청해 평균 48.0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31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119㎡형에는 3458명이 신청했다. 최고 111.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관계자는 “순천에서 처음 들어서는 한화건설의 브랜드 ‘포레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단지 출입구 디자인부터 건물 외관 색채까지 특화된 설계와 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대림산업도 내달 순천시 조곡동 634 일원에 ‘e편한세상 순천 어반타워’(632가구)를 공급한다. 고층인 25층까지 짓는 데다 펜트하우스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산과 동천을 끼고 있는 주거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쌍용건설은 전남 완도군에 아파트 공급을 계획 중이다. 총 192가구로 조성되며, 바다 바로 앞에 자리해 오션뷰가 가능하다.
단기 투자 목적은 신중해야
대우건설은 전북 완주군 삼봉지구 B-2블록에서 ‘완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605가구)를 내놓는다. 대우건설이 지역 내에서 처음으로 짓는 아파트이자 삼봉지구 첫 민간분양 아파트다.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만큼 입주 시점에 완성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단지 바로 앞에 완주산업단지가 있다. 과학로를 통해 전주시에 진입하기 편리하다.지방 중소도시에도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지만 분양권 웃돈이나 단기 투자 목적의 청약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청약마감을 못하거나 미계약 사태가 나오는 곳도 있어서다.
지난달 지방에서 실시된 청약 16곳 중 1순위에서 미달이 발생한 곳은 절반인 8곳이었다. 경북 경산시에서 분양된 A아파트는 615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96명만 신청했다. 청약 미달률이 85%에 달했다. 경남 밀양과 남해군에서도 1순위에서 미달이 나왔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7·10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에 양도세율이 늘어나면서 지방 분양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도 “웃돈만을 위해 청약하기보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