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외식업…위기 버티면 기회 다시 온다

성공 프랜차이즈 기고
Getty Images Bank
한식 외식업체 나루가온에프엔씨는 올해 초부터 직원 두 명을 주 3일 새벽 5시에 출근시키고 있다. 출근지는 서울 가락농산물도매시장. 좋은 식재료를 조금이나마 싸게 구매하기 위해서다. 지난해까지 식자재 유통회사에서 재료를 납품받았지만 올해부터는 도매시장과 직거래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식자재 구매에 드는 비용을 15~20% 절감했다.

나루가온에프엔씨는 광장동 가온, 나루가온, 리원 등 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식자재 품질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높은 품질의 농수산물을 싸게 얻기 위해 직접 발로 뛰기로 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나루가온에프엔씨도 위기를 맞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직영점 4곳 정도만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10년여 간 크고 작은 부침을 헤쳐나가며 얻은 교훈이 있다. 위기 이후 생존자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직원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창업 후 처음이다. 고통스러운 결단이었지만 회사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다.

매장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협상에도 나섰다.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 중동점 등에 입점한 매장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협상했다. 현대백화점뿐만 아니라 명동성당도 한식 브랜드 ‘가온’의 가치를 높이 사 매장을 유지하도록 배려해줬다. 구매 비용과 인건비, 임대료 등 세 가지 부문에서 고정 비용을 절감해 생존력을 높였다.그렇다고 모든 지출을 줄인 것은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투자는 아끼지 않고 있다. 임직원 4명을 선발해 경영, 재무, 외식업 관련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은 유지했다. 인적 자산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하던 나루가온에프엔씨는 올 연말께 가맹사업에도 나선다. 가맹사업 전담부서를 만들고 준비를 시작했다. 외식업계 대부분이 매장을 줄이는 상황에서 가맹사업 확장에 나선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그동안 감히 넘보지 못했던 1급지 상권들이 텅텅 비어가고 있다. 불황의 터널에 들어선 것 같지만 뒤집어보면 적은 비용으로 가맹점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인류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한 외식산업에 기회는 다시 온다.

박효순 < 나루가온에프앤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