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으로 우승한 김한별 "상금 많이 벌어 효도하겠다"

13일 신한동해오픈 우승으로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맨 먼저 2승 고지에 오르며 상금, 대상 1위를 꿰찬 김한별(24)은 부모님과 두 형 등 가족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한별은 우승 인터뷰에서 "작년에 목표로 했던 신인왕을 타지 못해 낙심했고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32세, 29세인 두 형이 '너도 우승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번 대회 때도 자신 있게 하라고 조언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무서운 형들"이라고 말했다.

김한별은 교사 부부인 부모님께 졸라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배웠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둘러보고 골프에 마음을 뺏긴 그를 골프 선수로 키우려고 아버지는 교원 연금을 깼다.

지난달 30일 헤지스골프 KPGA오픈 우승 상금 1억원을 받고선 "아버지 연금을 다시 채워 넣을 때까지 모으겠다"던 김한별은 "아버지께서는 '난 알아서 할 테니 너부터 챙기라'고 하셨다.

내년이 정년이신데 아버지는 무조건 내가 챙기겠다. 상금을 많이 벌어서 아버지 용돈도 두둑이 드리고 효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금으로는 "집을 사고 싶다"더니 "일단 고기를 사 먹어야겠죠"라며 웃었다.

김한별의 이름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줬다. 지난해 13개 대회에서 한 차례 톱10에 입상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 없이 상금랭킹 34위에 그친 김한별은 올해 2차례 우승을 따내며 달라진 원동력으로 쇼트게임과 퍼트의 향상을 들었다.

그는 "작년과 비교해 롱게임은 큰 차이가 없는데 쇼트게임과 퍼트가 좋아져 어려운 그린 주변에서도 보기를 잘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빠른 그린에 겁을 먹고 살살 치다 실수가 잦았는데 올해는 지나가봐야 얼마나 지나가겠냐는 마음으로 치니까 금세 적응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에도 퍼트가 썩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퍼트가 안 되는데도 성적이 이 정도면 퍼트가 되면 우승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향상된 쇼트게임과 퍼트 실력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그는 위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았다.

13번 홀(파4)에서는 15m 파퍼트를 넣은 게 승부처였다.

김한별도 "아, 우승의 원동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 1번 홀부터 공동선두에 나서며 18홀 내내 박빙의 우승 경쟁을 펼쳤던 그는 "긴장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긴장을 떨치려는 것보단 받아들이고 상황을 이겨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추어 때부터 우승 경험이 꽤 있다"면서 "한번 우승하고 나서 여유가 생긴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프로 선수보다 조금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인 골프 선수의 길을 시작한 그는 "골프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사실은 늘 코치님이 있었다"면서 중, 고교, 대학 시절 코치 이름을 모두 소개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운 스윙이 기본으로 몸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날씬한 체격의 김한별은 최근 세계적인 추세로 등장한 몸 불리기에는 손사래를 쳤다. "몸무게를 불린 적이 있는데 아주 불편했다"는 그는 "순발력 위주의 근육 운동과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