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식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하는 이재명…자신감 근거는?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이지만 경기도는 '마이웨이'
이재명의 자신감은 비교적 낮은 경기도의 채무액
"성남시장 시절부터 재정 관리에 신중…복지 정책 원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9일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힘들 때일수록 콩알조차 나누는 연대감이 중요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는 지난 9일 긴급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경기지역화폐 충전 시 지급하는 10%의 기본 인센티브에 더해 이달 18일부터 20만원 기준 15%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한다"며 '경기도식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식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띤 '추석 경기 살리기 한정판 지역화폐(소비지원금)'에는 총 1000억원의 도비가 투입돼 333만명의 도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9일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좌절됐지만…이재명의 '마이웨이'

이재명 지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민은 지역화폐 20만원을 충전할 경우 지금까지 지원하던 종전의 기본 인센티브 2만원(10%) 외에 2개월 내 사용하는 조건으로 3만원(15%)이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총 5만원(25%)의 인센티브가 더해져 25만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재명 지사는 "민생경제의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북적여야 할 골목이 텅 비고 더는 버티지 못해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소득의 극단적 양극화, 소비 절벽,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힘들 때일수록 콩알조차 나누는 연대감이 중요하다"며 소비 진작을 당부했다. 경기도는 이번 지역화폐 인센티브 확장안으로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소비 매출이 최대 약 8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책은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과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함께 발표했다. 재원도 도의회와 협의해 지난 3월 1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긴급지원 예산 500억원을 포함해 전액 도비로 마련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대유행에 따른 대도민 긴급호소 기자회견 중 김희겸 행정1부지사로부터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료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의 자신감은? 비교적 낮은 채무액

지난해 기준 경기도 채무액은 2조1154억원으로 도민 1인당 약 16만원꼴이다. 이는 서울시 57만원, 인천시 60만원, 부산시 75만원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재명 지사가 자신감 있게 '경기도식 재난지원금'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다.

정치권에선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이재명 지사 행정력의 원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차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만든 뒤 본인이 진행하고 싶은 정책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에도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극복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7월12일 전임 성남시장이 불러온 성남시의 재정 위기를 이겨냈다.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 그는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정산이 완료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해양부 등에 5200억 원을 내야 하지만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는 이를 단기간 또는 한꺼번에 갚을 능력이 안돼 지불유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재명 지사는 행사성이나 낭비성 예산, 긴급하지 않은 공사 등은 모두 시일을 조정하거나 취소하면서 3년6개월 동안 예산 삭감과 초긴축 재정 운영으로 4572억 원을 현금으로 청산했다.
민주당 관계자 : 이재명 지사에게 다소 과격한 이미지가 덧 씌어져 있는 감이 있다. 그의 행정력을 보면 그가 과격만 하다고 볼 수는 없다. 성남시장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자체 재정에 가장 관심이 많은 인사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성남시와 경기도 복지의 원천이 이 같은 행정력에서 나온다고 봐야 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