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필기시험 난이도 최상 한국은행 논술문제 살펴보니…"영끌 현상으로 본 군중심리를 분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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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차 필기 NCS로 대체올해 금융 공공기관들은 9월 12일과 10월 17일로 나뉘어 시험을 치른다. 응시생들은 한국은행이 포함된 9월 12일을 ‘A매치’, 한국거래소 시험이 있는 10월 17일을 ‘B매치’라고 부르고 있다. A매치에 참여하는 공공기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예년보다 한 달 일찍 서둘러 채용을 시작했다.
예보, 회계기초 지식 과목 추가
예탁원 9월19일, 예보 9월26일
거래소·신보·기보 10월17일 필기
A매치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참여했다. B매치에는 한국거래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SGI서울보증 등이 시험을 치른다. 금감원은 B매치와 같은날 2차 필기시험이 있고,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영어능력평가(말하기, 쓰기)를 치른다. 금융공기업인 예탁결제원은 9월 19일, 예금보험공사는 9월 26일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다. 이들 10개 금융 공공기관의 올해 채용 규모는 모두 596명이다.한국은행은 ‘A매치’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은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한국은행은 논술시험에서 “최근 부동산, 증권, 금융시장에서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으로 본 ‘군중심리(Herd mentality)’를 분석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자산시장에서 특정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표출된 집단적 현상을 통해 본 금융, 경제, 사회상을 분석하는 문제였다”며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리적으로 제시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1교시 전공학술 시험 시간을 180분에서 150분으로 30분 단축했고 문항 수도 줄였다. 올해 한은 필기시험 응시율은 지난해(47%)보다 높은 53%였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고사장을 두 곳(서울 용산고, 경복고)으로 나눴다.금감원은 올해부터 1차 전공 필기시험을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직업기초능력 평가(객관식 90~100문항)로 대체했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오전, 오후로 나눠 시험을 치렀다. 산업은행은 논술문제로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려는 일론 머스크의 생명공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에 대한 찬반 견해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급격한 사회변화를 가져오는 외적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방안을 출제했다. 예보는 올해부터 ‘회계기초 지식’ 과목을 추가했다.
한국거래소의 필기시험은 전공과 논술 그리고 인적성검사다. 전공은 객관식, 단답형, 약술형, 서술형이 혼합돼 출제된다. 논술은 경제·일반시사가 주제로 나올 예정이다.
거래소는 올해 1차 면접 때 AI역량검사도 실시한다. 다만, 당락을 좌우하지 않고 면접 시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 신보는 NCS직업기초능력(20문항), 금융전공(60문항), 논술 등 3과목을 평가한다. 논술은 서술형 1문항, 약술형 2문항이 출제된다. 논술 주제는 분야별 직무상황과 관련된 경영·경제·금융·사회·기술 이슈가 나온다. 기보는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전공시험 두 과목을 치른다. 전공은 일반직은 객관식, 단답형, 약술형의 형태로 문제가 출제되나, 이공계·박사·보훈·전산직은 논술형으로 나온다. SGI서울보증은 논술, 전공 객관식, 인성검사 등 3과목을 치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